지역과 예술, 자연과 인간…복합문화공간 더릿 ‘共生共思’

정자연 기자 2024. 4.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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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이예찬·HITO 예술 협연
버려지고 소외된 것들의 재발견
지역예술 생태계 플랫폼 구축 앞장
한원석 作, ‘불이화不.二.火’. 복합문화공간 더릿 제공

 

자연과 기술, 인간의 경계에 무수히 많은 질문이 던져지는 요즘, 예술을 통해 이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하남시 복합문화공간 더릿에서 개막한 예술 협연 ‘共生共思(공생공사)’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탐색하며 예술이 가지는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살펴본다.

전시 주제처럼 이 곳엔 버려지고 쓸모를 잃어버린 것들의 재발견과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과 자연을 성찰한다. 이 과정에선 전문 예술가들의 협업이 첫 번째로 이뤄졌다. 하찮고 소외받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한원석 작가와 작곡가 이예찬, HITO(김희수, 최영토 작가)가 협업을 통해 한계를 넘나들고, 서로 연대했다.

한원석 작가는 인간 탐욕의 결과로 ‘버려짐’과 ‘소외’를 겪는 대상을 통해 환경에서 받은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켜 인간과 자연, 기술의 관계에 심오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순서대로)한원석 作, ‘형연泂然 / HITO 作, ‘밟아도 되는 것들'. 복합문화공간 더릿 제공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형연泂然’은 3천88개의 버려진 폐스피커를 이용해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을 재현했다. 자연을 의미하는 초록색 불빛과 함께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단순하고 반복되는 테크노 사운드와 결합해 공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 ‘불이화不.二.火’는 버려진 검정 종이관으로 거대한 심장 모양을 설치미술로 완성해 내부에서 붉은 빛을 발산하며 뜨거운 감정과 생명력의 상징을 느낄 수 있다. 내부에 울려 퍼지는 이예찬 작곡가의 명상적인 음악 ‘1 + 1’은 관객에게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위로를 얻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김희수와 최영토 작가로 구성된 팀 ‘HITO’는 로봇 작품을 통해 인간과 로봇, 인간 상호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작품들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 자연, 기술 간의 관계와 공생의 의미를 질문한다.

전시에선 단순히 작품의 진열을 넘어 지역 예술 생태계 플랫폼 구축과 창의적인 실험 예술의 공생적 연대, 지역사회와 예술가, 관람객을 서로 연결해 사유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윤동희 복합문화공간 더릿 대표는 “물류창고로 쓰이던 창고 3개동과 정원 등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 ‘하남 예술생태계 조성’이라는 거시적 화두를 지역에 제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하남시가 친환경 도시으로 나아가는데 문화예술이 함께 발 맞춰 나가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며 “이에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주요하게 전시했다. 전문 미디어 아트 회사와 함께 콜라보 하며 다양한 실험과 예술적 공생을 시도한 점을 살펴보며 전시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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