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 절도' 미즈하라가 형량 협상 실패한다면? 美 언론 "오타니가 유력한 증인이 될 것" 형량에도 영향 미치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가 유력한 증인이 될 것"
미국 'LA 타임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즈하라 잇페이가 기소된 이후 오타니 쇼헤이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는 예상치 못한 이슈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타니가 빅리그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두 차례 만장일치 MVP 타이틀을 품에 안으면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입과 귀'가 되어 주며 함께 유명세를 치른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다는 사실이었다. 미즈하라는 20일 경기가 끝난 뒤 다저스 선수단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놨다.
캘리포니아 수사 당국이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던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으로 된 송금 내역을 확인했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 정보를 미국 'EPSN'이 입수하게 됐고, 미즈하라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기 직전 스스로 선수단에게 자신의 위법 사실을 털어놨던 것이다. 그리고 미즈하라는 다저스로부터 즉각 해고됐다.
당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빚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대신 갚아줬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오타니 대변인이 미즈하라의 주장에 전면 반박하면서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자신의 통장 잔고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무려 450만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어떻게 몰랐냐는 것이었다. 이에 오타니가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맞거나,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이에 오타니가 직접 입을 열었다. 오타니는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자신은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빚을 대신 갚아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자신 또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적이 없고, 다른 누군가에게 대신 베팅을 부탁한 경험도 없다고 밝혔다. 450만 달러라는 거액이 통장에서 이체된 것을 꽤 오랜 시간 동안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를 향한 의심은 계속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일 미즈하라 스캔들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수사당국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통장에서 450만 달러 이상을 빼낸 정황을 포착한 것은 물론 오타니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알림'이 가지 않도록 조치한 증거를 확보했다. 이에 미즈하라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줄이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미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의심이 이어졌던 오타니는 죄가 없다는 것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2일에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들이 쏟아졌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그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한 횟수는 약 1만 9000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25회의 베팅을 진행한 셈. 2년 동안 미즈하라는 엄청난 돈을 땄지만, 반대로 더 큰 규모의 돈을 잃었다. 이로 인해 도박빚은 4070만 달러(약 561억원)까지 치솟았다. 당초 알려졌던 450만 달러와는 차원이 다른 금액. 이 중 1600만 달러(약 219억원)을 오타니 계좌에서 빼돌렸고, 자신의 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즈하라는 빚이 늘어나자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에게 베팅 한도를 늘려달라는 부탁을 했고, 이 과정에서는 어머니를 팔기도 했다. 특히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은행에는 자신이 오타니라고 사기 행각까지 벌였다. 괴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32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원)의 야구카드를 구매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오타니가 벌어들인 돈을 마치 자신의 저금통인 것처럼 살아왔던 것이다.
일단 미국 수사 당국은 벌금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원) 또는 징역 30년에 이를 수 있는 은행 사기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13일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LA 타임스는 미즈하라 스캔들과 관련해 Q&A를 진행했는데, 미즈하라가 형량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타니의 증언이 미즈하라의 형량을 결정하는 것에 영향이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LA 타임스는 "관계자들은 오타니가 이 사건의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해서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최대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미즈하라가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에 대한 협상을 한다면 형량은 대폭 경감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미즈하라가 형량 합의에 실패해 법정 다툼을 벌일 경우 오타니가 유력한 증인이 될 것"이라며 오타니의 증언이 미즈하라의 재판 결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짚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스캔들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모양새다. LA 타임스는 '오타니가 연방 수사관들에게 협조했나?'라는 질문에 "충분하고 완전히"라고 답했고,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빚을 갚아줬다고 말하지 않았나?'라는 것에는 "미즈하라가 ESPN에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수사 당국은 미즈하라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오타니와 미즈하라 사이에 스포츠 베팅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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