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서울' 뚫은 경기도 압승, 그 배경엔 김동연판 '민주당 공약' 있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공약이 더불어민주당의 경기도 선거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기도에서 대승을 거둔 배경에 김 지사의 수도권 광역 철도 등 교통 공약, RE100 공약, 지역화폐 공약 등이 있었다. 국민의힘이 '경기도 주요 도시 서울 편입론' 등 '메가 서울론'을 내세워 부동산 민심을 건드렸지만, 결국 '생활 정치'에 밀접한 김 지사의 '민주당식 공약'에 도민들이 손을 들어 준 셈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이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 지사와 함께 한 사진 등을 선거에 활용하는 사례들도 빈번하게 포착됐다.
경기도 안성시에서 당선된 윤종군 당선자는 지난 4월 1일 김동연 지사와 만난 사실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제외될 뻔한 경강선 노선을 경기도 철도 계획에 포함시켜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며 "GTX 종점 안성역 유치, 평택부발철도 공도역 동안성역 유치, 광역버스 노선 확대에 대한 협조 요청을 드렸다. 이외에도 안성 숙원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경기도 구리에서 5선 고지 달성에 성공한 윤호중 의원은 자신의 SNS에 "'경기도 철도 기본 계획'에 구리 관련 사업이 2건 반영됐다. 면목선 구리(갈매사노) 연장과 6호선 구리 남양주 연장(추가 검토사업)이다"라며 "올 6월 별내선 개통과 함께 구리가 수도권 교통 중심지로 나아가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김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홍보를 했다.
경기도 남양주을 지역에서 당선된 김병주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선거 기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만나 남양주을 지역 현안에 대한 경기도의 관심과 추진을 촉구했다"며 "지하철 4~8호선 연결 사업에 경기도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고, 긍정적 검토를 약속하신 김 지사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경기도 외 지역에서도 김 지사와 함께 한 사진 등을 홍보한 후보들이 있었다. 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에서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 의원은 "김동연 지사를 만나 중북 내륙철도 지선이 제 5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도록 협력을 요청드렸다"고 밝히면서 김 지사와 만난 사진을 홍보에 활용했다. 대전 동구에서 당선된 장철민 의원도 지난 3월 15일 김동연 지사와 만나 티타임을 가졌던 사진을 올리며 "대화 내내 많은 조언과 경험을 나눠주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하남시갑 지역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해 22대 국회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김 지사와 함께 한 사진을 선거 과정에서 홍보하며 "경기도정을 책임지는 김동연 도지사님을 만났다. 하남과 경기도 발전을 위한 여러 현안을 건의드렸는데, 도지사님께서 환대해주시며 이런저런 덕담을 전해주셨다. 경기도와 꾸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면서 내놓았던 경기도 공약들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에게도 톡톡히 활용됐다.
서울의 '한강벨트'와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와 함께,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의 '반도체 벨트'로 묶인 수원(5석), 용인(4석), 화성(4석), 성남(4석), 평택(3석), 이천(1석), 오산(1석), 안성(1석) 등 23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9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김 지사의 공약인 북수원테크노밸리 조성,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광역버스 노선확대∙정류장 신설, GTX-C, 신분당선 연장, 동탄인덕원선 복선전철 등은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에 출마한 김승원, 백혜련, 김영진, 김준혁, 염태영 당선자의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적극 활용됐다. 성남수정, 성남중원의 김태년, 이수진 당선자도 지역화폐 확대, RE100 대비 등 김 지사의 공약을 적극 수용해 선거 과정에서 재미를 봤다.
김 지사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지역에 포함되는 의정부의 박지혜 당선자, 이재강 당선자도 GTX∙지역화폐 확대 등 공약을 냈고, 경기 고양시의 김성회, 한준호, 이기헌, 김영환 당선자도 수도권 광역 전철, 똑버스 등 김 지사의 공약을 캠페인 과정에서 적극 활용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서울 편입' 이슈를 내걸었던 경기도 김포에서도 민주당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김주영, 박상혁 당선자도 김포 최대 이슈인 대중 교통 공약과 관련해 지하철5호선 예타면제 및 조기추진, 서부권GTX 착공, GTX-D 조기 추진 등 김 지사의 공약을 활용해 표심을 잡아 냈다.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의 공약 중 경기철도기본계획(GTX, 3호선, 9호선 신분당선 등 철도확충)은 53명 의원이 선거 공약으로 채택했고, 지역화폐 확대는 14명의 의원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북수원, 판교 테크노밸리, 경기서부대개발, 반도체클러스터 등은 8명, RE100 및 탄소중립은 7명,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공약은 북부 6개시에 출마한 후보 중 4명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직인 김동연 지사가 적극 움직일 수 없는 선거판이지만, 물심양면으로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김 지사의 경기도 공약이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도 주요하게 먹힌 것 같다"고 전했다.
[박세열 기자(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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