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 원희룡 유력 검토

박태인.김기정 2024. 4. 13. 05: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정쇄신 서두르는 대통령실
제22대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최기웅 기자
윤석열
윤석열(얼굴) 대통령이 이르면 14일 새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무총리 후보로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새 비서실장 인선 이후 내주 초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포함한 국정쇄신 방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비서실장 인선을 통해 국정 쇄신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최대한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및 비서실 소속 수석급 이상 참모 전원은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직후부터 새 비서실장을 찾았다고 한다. 대국민담화보다 비서실장 인선을 먼저하기로 한 만큼 국정쇄신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인물을 찾는데 고심을 했다고 한다. 먼저 거론되는 건 원 전 장관이다.

22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겨루다 낙선한 원 전 장관은 국토교통부 장관 재직 시절부터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중 총선에서 가장 먼저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3선 의원을 거쳐 제주도지사와 장관까지 거쳐 정무·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담화 전에 비서실장 인선을 먼저 발표한다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며 “원 전 장관은 선거 과정에서도 금도는 지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새정치국민회의 의원을 시작으로 4선 의원을 지내며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까지 역임한 김 위원장은 정치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권 “새 비서실장, 정치 경험 풍부한 인물 발탁 필요”

12일 오전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선인들이 큰절하고 있다. [뉴스1]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을 도와온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하며 신뢰 관계를 이어왔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보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MB) 정부에서 경제수석과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최 전 장관은 강단 있는 일 처리로 경제 관료 시절 ‘최틀러(최중경+히틀러)’라 불렸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공무원 출신 김대기·이관섭 비서실장을 기용해 관료의 한계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늘공(직업 공무원)’이 아닌 정무적 감각이 풍부한 정치인 출신인 ‘어공’을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예산도 법안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치 경험이 풍부해 직언할 수 있는 인물이 윤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서실장과 달리 국무총리 인선은 여당 지도부가 공백 상태이고 인사청문회 문턱도 넘어야 해 임명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무총리 후보로는 권영세 의원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내주 초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포함해 국정 쇄신 방향도 직접 밝힐 예정이다. 대국민담화 혹은 국무회의 전 입장문을 발표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제2부속실 설치와 함께 민심을 국정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발표할지도 관심사다.

여권에선 정무장관 혹은 특임장관 신설 등 정무·홍보 기능 강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민정수석실 부활의 필요성이 언급되지만, 민정수석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가능성이 작다고 한다. 내달 10일 취임 3주년을 맞는 만큼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 언론과의 직접 소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나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대국민 담화를 주로 해 불통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12일 비윤계를 중심으로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모두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며 “국민 질책을 정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용산만 목매어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 됐다”며 “날지 못하는 새로 전락하고 있는 게 아닌지 참 안타깝다”고 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 또 입법부로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당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윤계에선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윤계에선 비대위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영남 의원은 “대통령에 맹목적으로 종속하는 대표도 필요 없지만, 무조건 들이받겠다는 사람을 뽑아도 국정운영이 마비된다”며 “비대위를 통해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운영방향을 두고 이견이 불거지자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15일 4선 이상 간담회를 열어 수습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중진은 “빨리 당선인 총회를 열어 22대 국회에 입성할 의원들의 의견을 먼저 듣는 게 순리”라며 간담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박태인·김기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