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살해 혐의’ OJ 심슨, 향년 76세 사망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전 미국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 (Orenthal James Simpson) 이 향년 76세로 사망했다.
심슨의 변호사는 11일(현지시간) 그가 전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사망했다고 미국 연예매체 TMZ에 밝혔다. 심슨 가족들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가 암 투병 끝에 숨졌다면서 “(사망 당시)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심슨은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 사건 자체는 미제로 남아 있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이 재판은 미국의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심슨은 1960년대 후반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미식축구 스타로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973년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000야드를 넘게 뛰는 등 기록을 남겼다.
선수 생활 후에는 스포츠 캐스터와 영화배우, 렌터카업체 대변인 등으로 활동하며 부와 명성을 쌓았다. 그는 친구들에게 “나는 흑인이 아니라 O.J.이다”라고 말하곤 했으며, 인종적 편견과 차별을 딛고 성공한 흑인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994년 6월 백인인 그의 전처와 그 연인이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자택에서 잔인하게 흉기에 찔려 사망한 후 며칠 만에 경찰이 심슨을 살인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의 운명은 바뀌었다.
사건 발생 5일 후 경찰이 체포에 나서자 심슨은 약 2시간 동안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서 권총을 들고 자살을 위협하는 모습이 TV 방송으로 생중계되면서 그의 명예는 추락했다.
결국 그는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재판은 그가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라는 점과 함께 인종 문제와 가정폭력,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배심원 선정부터 평결까지 11개월이 걸린 재판 끝에 심슨은 1995년 10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여러 증거로 유죄 혐의가 짙었으나, 심슨 측은 인종차별주의에 사로잡힌 경찰이 심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 많은 미국인들은 심슨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으나, 흑인들 상당수는 심슨이 무죄라는 상반된 시각을 보여 미국 내 인종 갈등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형사재판 후 별도의 민사재판 배심원단은 1997년 이 사건에 대한 심슨 책임을 인정하고 브라운과 골드먼의 유족에게 3350만달러(약 459억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그는 2007년 9월 라스베이거스 호텔·카지노에 들어가 총을 겨누고 물건을 훔친 혐의로 체포돼 이듬해 강도죄 등으로 최대 33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17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심슨 유족으로는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두 자녀와, 브라운과 두 번째 결혼에서 낳은 두 자녀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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