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行 초대 국수본부장, 수사 공정성 논란에 이사 사퇴
남구준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2일 메가스터디교육 사외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남 전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사교육 카르텔’ 혐의로 수사 중인 메가스터디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수사를 총괄했던 남 전 본부장의 메가스터디행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 전 본부장의 사임은 논란 15일 만이다.
남 전 본부장은 이날 본지에 “저의 사외이사 선임은 사교육 카르텔 수사와 무관하고 취업 심사 등 법적 절차도 거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몸담았던 조직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사외이사를 사임하고자 한다”고 했다. 자신의 사외이사 선임에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남 전 본부장의 메가스터디행을 승인했다. “남 전 본부장이 취업 후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남 전 본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시도 경찰청 수사를 총괄·보고받는 핵심 수뇌부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 전 본부장이 경찰 전직 수뇌부로서 수사받는 메가스터디를 위해 ‘전관’ 역할을 해주길 바랐던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남 전 본부장이 지휘했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작년부터 ‘사교육 카르텔’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일엔 남 전 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취임했던 메가스터디 의혹 관련 인사도 압수 수색했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지문에서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같은 문제가 출제돼 교육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이 강사가 메가스터디 소속이다. 경찰은 이 강사와 친분이 있는 A씨를 압수 수색했다고 한다.
국수본부장은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권을 분산하려고 신설한 자리다. 초대 국수본부장인 남 전 본부장은 작년 2월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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