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현장서 ‘갑’이 된 외국인,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강다은 기자 2024. 4. 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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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결근이나 과도한 임금 요구… 업계 “부작용 막을 장치 필요”

만성적인 구인난을 겪는 국내 제조업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이른바 ‘갑’이 돼 사업주에게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대체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점을 악용해 질병을 핑계 대거나 “일이 적성에 안 맞는다”며 갑자기 출근하지 않는 외국인도 있다. 어떤 이들은 “임금이 너무 적다”며 사업장을 옮겨달라고 요구하고, 초과수당을 받는 연장근로를 외국인 근로자만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노성호 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센터장은 “조선업계에선 사업장끼리 외국인 채용 경쟁을 벌인다는 생리를 알고서 월급이 더 많은 회사로 옮겨가는 외국인 근로자가 적지 않다”며 “납기일을 맞춰야 하는 사업주는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의 수당을 올려주는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중소기업계는 이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규용 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임금을 더 주고서라도 데려가려는 사업장이 계속 나오니 일부 외국인 근로자가 태업이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업종별로 정확한 수요를 파악해 외국 인력을 데려오고, 어업이나 소규모 업장에서 성실히 일한 근로자는 업종 변경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고용허가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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