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연속 금리 동결… “하반기 인하는 예단 못 해”
농산물 가격은 금리로 해결 못 해”
“참 불편한 진실인데요. 농산물 등 물가수준이 높은 것은 통화·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해 “지금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3.1%)과 3월(3.1%) 두 달째 3%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다시 반등한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2∼3개월 동안 우리 CPI(소비자물가지수) 오른 것의 30% 정도가 농산물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은 농산물 가격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이것(농산물 가격 변동)은 기후변화로 작황이 변하기 때문인데, 재배 면적을 더 늘리고 계속 재정을 쓴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라면서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 할 것인지,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병해충 유입 우려 등으로 사과·배의 수입을 금지하는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부터 열 차례 연속 동결로,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순 없지만, 예단하기도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금리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깜빡이를 켠 건 아니고, 자료를 보고 깜빡이를 켤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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