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옷장이 술장이 됐다

김지호 기자 2024. 4. 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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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김지호 기자의 위스키디아]
술 창고가 된 옷장. 어느 날 세어보니 100병이 넘었다. /김지호 기자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다. 옷을 넣어두던 장이 술 창고가 됐다. 사고 마시고 비우고, 또 사고 마시고 비우고. 어느 순간 술 마시는 속도가 술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어느 날 잠깐 정신 차리고 술병을 세어봤다. 100병이 넘었다. 화들짝 놀라 옷장을 조용히 닫았다.

회사 입사 후 주야장천 소맥만 말았다.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 말면 얼마나 맛있겠는가. 엉망이었다. 맛없게 말아진 술은 스스로 해결했다. 다음 날 숙취는 덤. 5년 차가 넘어가니 주변에서 마실 만하다는 평을 받았고 10년 차 때는 너도나도 말아 달라고 잔을 들이밀었다. 앉은뱅이 술을 제조하는 연금술사가 됐다. 다 좋은데 숙취는 견딜 수가 없다. 전날 밤에 좀 놀았다고 이튿날 고통받을 일인가.

그런데 위스키는 달랐다. 위스키는 도수가 최소 40도 이상이다. 두세 잔, 많게는 다섯 잔이면 적당히 기분이 좋다. 소맥처럼 들이붓는 것도 아니니 숙취도 없는 편이다. 보통 국내에서 유통되는 위스키 한 병에 담긴 양은 700mL다. 미국의 경우 750mL, 몰트 바에서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위스키 한 잔은 30mL다. 병당 대략 23~24잔이 나온다. 와인은 따면 하루 이틀 안에 다 마셔야 한다. 위스키는 한두 잔만 마시고 보관했다가 일 년 뒤에 마셔도 무방하다. 이쯤 되면 다른 술에 비해 가성비도 그만이다.

위스키를 ‘양주(洋酒)’라고 많이 불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양주란 사전적인 의미로 ‘서양에서 제조한 술. 증류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지금처럼 서양 주류 문화가 익숙하지 않던 시절 주종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진, 보드카, 데킬라, 위스키, 브랜디, 럼 등을 모두 양주라고 부른다. 모든 위스키는 양주지만, 모든 양주가 위스키는 아니다.

위스키, 참 맛있고 재밌다. 혼자만 알고 무덤까지 가져가기는 아쉬워 위스키 구매에 참고가 될 만한 정보를 이 코너에 공유하고자 한다. 취향을 찾는 데 지름길이 있다면 한 번쯤 이용해 보시는 것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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