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머신 배스, KT 결승행 선봉장 될까?

김종수 2024. 4. 13.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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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넘어서야 내가 살 수 있다.’ 수원 KT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당초부터 우승후보중 하나로 지목받아온 KT는 2차전에서 패배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이후 두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한숨을 돌렸다.


5차전까지 갔다면 승패를 떠나 체력적 부분, 이후 시리즈 준비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공산이 컸다. 최근의 정규시즌 강호 KT를 생각했을 때 의외일 수도 있겠으나 이번 4강행은 무려 10년만이다. 2013~14시즌 5위로 6강에 진출해 4위 전자랜드(현 가스공사)를 3승 2패로 업셋한 것을 마지막으로 최근 9년 간은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이겨보지 못했다.


2014~15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4시즌간은 7-7-9-10위에 그치며 6강 무대 조차 밟지 못했다. 2018~19시즌부터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으나 세 시즌 연속 첫 시리즈에서 탈락하며 단기전에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2019~20시즌은 6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종료되며 봄 농구 자체가 무산됐다.


2018~19시즌과 2020~21시즌은 6위로 막차 티켓을 잡았으나 3위팀이었던 LG와 정관장을 넘어서지 못했다. 특히 2021~22시즌같은 경우 4강에 직행하며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지고도 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 만난 정관장에게 1승 3패로 덜미를 잡히는 수모를 겪었다. 이처럼 KT는 이상하리만치 플레이오프에 약했다. 플레이오프 통산 전적은 26승 42패에 불과하며, 시리즈 전적 또한 6승 12패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는 다르다. 주전라인업, 백업까지 어느 때보다도 탄탄한 만큼 더 이상 봄 농구에서 물러서면 안된다. DB, KCC, LG 등 4강 시리즈를 치를 모든 팀들이 우승후보라고 불릴 만큼 전력이 강하지만 KT 또한 못지않다. 팀 역사상 현재가 가장 강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승부를 봐야하는 이유다.


KT는 전신(나산-골드뱅크-KTF) 시절을 통틀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직 한번도 우승을 차지해보지 못한 세 팀(창원 LG-대구 한국가스공사)중 하나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2006~07시즌이 유일했고, 정규리그 우승도 2010~11시즌 한번 뿐이었다. 오랜시간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제는 꽁꽁 막혀있던 우승의 혈을 뚫을 필요가 있다.


가드진에 허훈, 정성우, 최창진, 일데폰소 포워드진에 한희원, 박준영, 문성곤, 문정현, 이두호 센터진에 하윤기, 이두원 등 좋은 선수가 차고 넘친다. 주전 대결이든 선수층 싸움이든 어떤 방식으로 맞붙어도 밀릴 이유가 없다. 가장 믿는 카드는 역시 에이스 패리스 배스(29‧208cm)다. 장신 포워드 스타일의 그는 올 시즌 최고 외국인선수 가운데 한명이다. 정규시즌 54경기에서 평균 25.39득점(1위), 4.59어시스트(5위), 10.91리바운드(5위), 1.80스틸(2위), 0.59블록슛으로 펄펄 날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러한 활약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6강 시리즈에서 평균 29.3득점, 14리바운드, 2.8어시스트, 2블록슛, 3스틸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토종 에이스 허훈과의 호흡이 다소 삐그덕 거린다는 지적도 있으나 워낙 둘다 엄청난 선수들인지라 어지간한 부분은 약간의 조절만으로도 상쇄가능할 것이다는 분석이다.


배스의 롤모델은 NBA 스타 케빈 듀란트다. 그래서일까 플레이 스타일도 상당 부분에 걸쳐서 닮아있다. 수비시에는 상대 외국인선수와의 매치업상 빅맨에 가까운 역할을 주로 맡지만 공격에서는 포워드에 가깝다. 빠르고 날렵한 돌파는 물론 거리를 가리지 않고 적중시키는 슈팅이 일품이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2.46개(4위)의 3점슛을 적중시켰으며 성공률 또한 35.85%로 준수했다. 캐치앤슛 득점보다는 본인의 리듬으로 올라가는 슛을 선호하는지라 어느 정도 볼 소유시간을 충분히 보장해줘야 제 기량이 나온다. 다소 독불장군적인 면도 있지만 일단 배스가 신바람이 나면 팀 전체 득점력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드리블에 이은 돌파와 킥아웃 패스로 본인은 물론 팀원의 공격 찬스도 잘 만들어주며 2대2 플레이도 나쁘지 않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베스GO가 전략이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성적은 물론 경기내용 또한 좋았다. 자세만 잡혔다 싶으면 거리에 상관없이 딥쓰리를 과감하게 작렬시켰으며 특유의 리듬으로 여유있게 수비수들을 제치고 던져넣는 미드레인지도 위력적이었다.


속공시에는 빠르게 치고나가 덩크슛을 꽂아넣었고 블록슛, 스틸 등 공격적인 수비를 통해 현대모비스 공격진을 압박했다. 4강에서 주로 매치업이 예상되는 상대는 ‘이집트 왕자', ’킹 파라오' 등으로 불리는 아셈 마레이(32·206cm)다. 배스와 달리 우직하게 골밑플레이에 집중하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누구에게 상성이 작용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배스가 무관의 KT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시킬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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