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열 3위’ 자오러지 방북, 최용해 만나 “고위층 교류 강화”
중국 외교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오 위원장이 올해로 수교 75주년을 맞은 중국과 북한 양국 간 우정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자오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전통적 우의는 예로부터 양측 지도자들이 함께 만들고 정성을 들여 키워온 것”이라며 “북한과의 우호 협력 관계를 중시하고 양국 관계를 공고하게 발전시키는 건 우리의 바뀌지 않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중·조 우호의 해’를 계기로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의 이익 협력을 심화하면서 인문 교류와 전략적 협력을 늘려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덧붙였다. 이에 최용해 역시 “피로 맺어진 북·중 우의는 역사와 뿌리가 깊은 소중한 유산이자 자산”이라며 “양측 최고 지도자가 이끄는 방향에 따라 교류협력을 심화시키고 우호 협력을 발전시킬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회담에서 고위층 교류 강화와 최고 지도자가 언급된 것을 두고 북·중 간 정상회담 등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자오 위원장과 최용해가 국제 지역 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중 간 전략 갈등 심화, 북·러 간 군사 협력 등을 비롯해 다양한 사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양측은 회담 직후 북·중 외교 비자 면제, 고전 작품 번역·출판, 세관·검역, 라디오·TV·우편·택배 등 분야별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자오 위원장은 북한이 코로나 19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다 지난해 8월 교류를 재개한 뒤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그는 오는 13일까지 북한에 머무는데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자오 위원장은 방북 기간 중 김정은도 만나 그의 방중 일정을 조율하고 이에 따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계획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이 북한 견제를 고리로 강화되는 걸 경계하는 동시에 북·러가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열 3위의 인사를 파견해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며, 조만간 경제적 지원과 인적 교류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박현주 기자,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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