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통의 일본식 찬 우동, 잊혀지지 않는 수타면의 식감

2024. 4. 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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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사진 1
서울의 노포 중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을 파는 곳도 여럿 있다. 누구나 아는 일본 음식인 ‘우동’의 경우, 한 번도 ‘전통’ 그대로의 맛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노포에 가보길 권한다. 일본에서 전통 방식을 그대로 배워와 웬만한 일본 맛집보다 맛있다고 소문난 우동집도 있다.

‘수타우동 겐(사진1)’은 간판에서부터 “일본전통 수타우동 겐”이라고 전통을 강조하는 곳이다. 메뉴판 맨 앞 페이지에는 빨간 글씨로 “40년 전통” “Since 1984”라고 명기해 두었다. 이곳을 만든 사람들의 경력도 나오는데, 1984년 재일교포 2세가 창업했고, 2009년 3세가 자리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오너 셰프는 1977년 일본 오사카 태생, AB형 게자리, 휘문고·고려대 졸업생이며, 휘문고 시절 야구에 몰두했다는 자부심도 드러낸다.

메뉴판에 의하면 “본토 수타우동 면발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뜨거운 우동보다는 수타면의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붓가께나 자루우동을” 먹어야 한다. 메뉴판에는 “우동은 어디까지 맛있어질 수 있을까”라는 제목 하에 “우동은 사시미입니다”라고 선언하는 페이지도 있다. 차가운 우동은 어떤 장인이 어떤 고급재료를 써도 시간이 지나면 면의 질이 떨어지므로, 삶을 수 있는 면의 양을 적당히 계산해야 하고, 갓 삶아낸 상태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적은 좌석으로 운영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사진 2
붓가께 우동은 소스를 ‘부먹’하는 것이고, 자루우동은 물로 헹군 삶은 면을 간장 소스에 ‘찍먹’하는 방식이다. 추천 메뉴를 먹되 우동만 먹기가 심심하다면 메뉴판에서 ‘베스트셀러’이자 ‘톱 셀러(top seller)’로 추천하는 가라아게붓가께 우동(사진2)을 시키면 된다.

전통 우동을 먹어보지 않았다는 지인과 함께 오면 대부분 차가운 우동이 평생 처음이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식감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는 찬 우동만 먹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온라인 후기에도 “면발의 쫄깃탱탱함” “장인정신” “감동적인 맛과 양” “일본에서 먹은 것 같은 맛”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오픈형 주방이라 우동을 만드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해둔 1인석도 여러 자리 있고, 깍두기와 배추김치도 테이블에 놓여있어 누구나 편안히 식사할 수 있다.

가라아게붓가께 우동 1만2500원, 덴뿌라붓가께 우동 1만3500원, 명란 붓가께 우동 1만4500원이다. 카레 우동, 장어덮밥, 소고기덮밥, 돈까스, 고로케, 새우튀김, 어묵튀김, 반숙계란튀김, 오꼬노미야끼, 모듬꼬치, 공기밥, 사케 등도 주문할 수 있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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