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쿠팡의 구독료 배짱 인상

주용석 2024. 4. 13. 00: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쿠팡의 간판 사업은 로켓배송이다.

쿠팡이 와우회원 구독료를 올린 건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순이었다.

쿠팡은 2021년에도 와우회원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가입자 수는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쿠팡의 가격 인상은 네이버쇼핑 등 다른 플랫폼 업체로까지 파급될 수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간판 사업은 로켓배송이다. 소비자가 밤 12시 전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받을 수 있다. 배송비는 비회원의 경우 건당 3000원이지만 월 4990원을 내는 유료회원(와우회원)은 무료다. 한 달에 두세 번만 로켓배송을 이용해도 남는 장사다. 여기에 유료 회원은 반품비 공짜, 쿠팡이츠 이용 시 음식 배달료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무제한 시청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쿠팡이 국내 온라인 시장 최강자로 등극한 건 이런 서비스를 내세워 소비자를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 덕분이었다.

문제는 소비자가 언제까지나 저렴한 서비스를 누리긴 어렵다는 점이다. 처음에 낮은 가격을 미끼로 고객을 늘린 뒤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 이를 무기로 가격을 올리는 게 플랫폼 업체의 일반적인 전략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그랬다.

쿠팡이 와우회원 구독료를 올린 건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쿠팡이 한 번에 구독료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나 올린 건 논란이 되고 있다. 쿠팡은 여전히 고객이 누리는 이득이 크다는 입장이다. 와우 회원은 비회원에 비해 연평균 97만원 상당의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구독료를 감안하면 연간 87만원가량 이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쿠팡은 2021년에도 와우회원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가입자 수는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쿠팡이 이번에도 고객 이탈이 없을 것이라 믿고 가격을 대폭 올렸을 것이다.

쿠팡의 가격 인상은 네이버쇼핑 등 다른 플랫폼 업체로까지 파급될 수도 있다. 여러 쇼핑앱에 동시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쿠팡이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가격을 올린 것도 눈총을 받는 대목이다.

정부 압박에 숨을 죽이고 있던 소비재 기업들이 여당의 참패에 편승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