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의역사저널] 문화향기 그윽한 서원 답사기행
안동·영주에 조선 유교문화 가득
지난주 건국대학교 사학과에서 진행하는 춘계 학술 답사를 다녀왔다. 매 학기 지역을 달리하여 답사를 진행하는데, 이번 학기는 경상북도 지역이었다. 문경새재에서 시작하여 의성, 경주, 영덕, 안동, 영주의 주요 역사 유적을 답사하는 일정이었다. 경주가 신라 문화를 대표한다면, 안동과 영주에는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서원들이 남아 있다. 영주시 순흥면에 있는 소수(紹修)서원은 최초의 서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종 때 풍기군수 주세붕(周世鵬)이 안향을 배향하기 위해 세운 서원인데, 안향(安珦)은 고려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도입해 온 인물이다. 처음 이름은 주자가 세운 백록동(白鹿洞) 서원에 착안하여 백운동(白雲洞) 서원이라 이름하였다.

두보의 시 ‘푸른 병풍처럼 둘러싸인 풍경은 마땅히 저녁에 대할 만하다’라는 구절에서 이름을 딴 만대루(晩對樓)는 꼭 찾아보아야 할 곳이다. 강당인 입교당이 있고, 가장 북쪽에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존덕사가 있다. 유생들을 돕는 일꾼들이 사용하던 화장실이 서원 아래에 있는 것도 흥미롭다. 문도 없고 지붕도 없이 돌담으로 둥글게 감아서 만들었는데 모양이 달팽이와 흡사하여, ‘달팽이 뒷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2019년 한국의 서원 아홉 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은 세계유산에 지정되었다. 이들 서원 모두 1868년 흥선대원군이 단행한 서원 철폐령을 면한 47개 서원 중에 포함되었다. 그만큼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한국의 전통을 잘 표현한 건물임을 인정받아 세계유산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봄볕이 좋은 날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남아 있고, 주변의 경관도 아름다운 서원 답사에 나서볼 것을 권한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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