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박수” 긴급 공지…제주도 환영식 논란
[KBS 제주] [앵커]
간담회에 앞서 오영훈 도지사는 로비까지 나가 당선인들을 안으며 환영했고, 공무원들은 긴급 공지에 따라 사무실 밖으로 나와 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당선인들을 축하하는 의미라고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도청 내부에서도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이 장면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9시 10분쯤 문대림 당선인이 제주도청 본관에 들어서자 환호성이 청사 내 가득합니다.
["와!"]
로비 입구까지 마중 나온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문 당선인을 끌어안고 손까지 흔들자, 청사 2층과 3층 복도까지 채운 100명 안팎의 도청 공무원들이 박수를 보냅니다.
이어 김한규 당선인과 위성곤 당선인이 각각 도착할 때까지 직원들은 20여 분 간 환영 박수를 세 번 반복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환영 이유에 대해 오영훈 도지사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도정은 아까 1층 로비에서 여러분들 환영한 의미 그대로 여러분들의 손과 발이 돼서 적극적으로 여러분 의정활동을 돕겠다는."]
당선인들도 놀랐다는 반응입니다.
[위성곤/서귀포시 당선인 : "제가 (당선) 세 번째인데 이런 경험 처음입니다. 처음, 두 번째 때는 왜 안 했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역시 우리 민주당 도지사가 됐으니까 국회의원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구나."]
[김한규/제주시을 당선인 : "(공무원분들이) 일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박수도 잘 치시더라. 개인적으로는 위성곤 의원님에 대한 박수가 좀 더 큰 것 같아서 약간 질투가 나긴 하는데."]
[문대림/제주시갑 당선인 :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박수 소리는 실은 제가 제일 큰 줄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간담회 20분 전 환영식 참여 독려가 직원들에게 긴급 공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도 내부망 공지를 보면,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로비로 나와 당선인들에게 박수를 쳐달라고 요청하는데, 본관은 물론 별관 공무원까지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 뒷말이 나왔습니다.
"근무 시간인데 당선인 축하를 위해 불러냈다"는 문제 제기부터, "로비 환영식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긴급 공지한 것은 맞지만 당선인들과의 협력이 중요해 환영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그래픽:박미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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