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았던 커닝햄 복귀, 조상현 감독이 설명한 영입 과정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2위를 차지한 창원 LG는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후안 텔로가 손가락 부상을 당한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4강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쓰지 못한 LG는 또 다시 새로운 외국선수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분위기였다.
반전이 일어났다. 허리 부상으로 아쉽게 LG를 떠난 커닝햄이 다시 복귀하는 것이다. 한상혁은 “완벽한 각본이 완성되었다”며 “선수들이 커닝햄이 온다고 난리”라고 했다.
커닝햄은 12일 오후 1시가 넘어 한일 대학선발 농구대회 출전을 위해 소집된 대학선발과 연습경기가 열리는 창원체육관으로 들어섰다.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LG 선수들은 모두 커닝햄의 복귀를 환호하며 반겼다.
조상현 LG 감독은 연습경기를 앞두고 커닝햄의 복귀 과정을 설명했다.
“(후안 텔로의 교체선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선택하면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을 못 뛸 수 있었다. 접촉을 해서 서류를 주고 받으면 아무리 빨라도 일요일(14일)에 비행기를 타고 (입국해서) 비자를 받고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커닝햄은 비자가 5월 31일까지 나와 있어서 절차를 밟는 2~3일이 준다.
조쉬 이바라와 커닝햄을 놓고 고민했다. 두 선수 모두 운동을 안 했는데 LG의 시스템과 분위기를 아는 커닝햄이 낫다. 선수들도 커닝햄을 더 좋아한다. 커닝햄이 뛰면 다른 색깔이 나온다. 뛰는 농구를 하면서 수비를 해준다.
마레이 중심으로 가기 때문에 (커닝햄이) 쿼터당 2~3분만 뛰어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직접 통화를 했다. ‘올 수 있겠냐? 필요하다’며 ‘플레이오프를 마레이 혼자서 뛸 수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는데 처음에는 힘들 거라고 했다. ‘쿼터당 2~3분만 생각하고, 뛰는 시간 동안 점수 차이만 유지시켜주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데리고 왔다.”
이관희는 “커닝햄이 운동을 아예 안 하고 왔다고 하는데 클래스가 있고, 우리 시스템을 워낙 잘 아는 선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아셈 마레이의) 교체 선수로 왔던 실패 사례인 레지 페리 선수가 있기 때문에 (커닝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우리 수비의 공격과 맥을 잡아줘도 큰 힘이 될 거다”며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걸 걱정하지 않고, 돌아온 것에 대해서 선수들이 기대하고 있고, 와서 기분 좋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했던 역할만큼 잘 할 수 있을 거다. 우승하면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리바운드’ 느낌처럼 좋은 그림이 나올 거다”고 했다.
이재도는 “텔로 선수가 갑자기 빠진다고 했다. 부상은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이었다. 전화위복으로 삼아서 승리만 보며 준비를 해야 한다”며 “커닝햄도 복귀하기가 쉽지 않았을 건데 여기까지 먼 길을 온 건 그만큼의 의지와 뜻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레이도 그렇고, 벤치에서 좀 더 안정감을 찾고 에너지가 더 나올 거다”고 했다.
양홍석은 “커닝햄이 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소름 돋았다. 같이 오래 있지 않았지만, 커닝햄이 있을 때 존재감과 리더십을 잊지 못한다”며 “커닝햄이 오는 자체만으로도 마레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커닝햄의 에너지 레벨, 베테랑의 경험을 녹여주면, 커닝햄이 온다고 다들 난리 났는데, 큰 기대가 된다.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사기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는 꼭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하지만, 커닝햄이 들어오자마자 다양한 패턴을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팀의 전술을 알고 있다.
LG는 커닝햄의 복귀로 시즌 시작할 때와 같은 선수 구성으로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사진_ 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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