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8석’ 야당 압승에도 찜찜한 민심…‘직접 사과’ 없는 윤 대통령 [논썰]

손원제 기자 2024. 4. 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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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200석에 8석 모자라 거부권 못막아
사과도 없는 윤 대통령 ‘국정 전환’ 의구심
[논썰] ‘아! 8석’ 야당 압승에도 찜찜한 민심, 윤 대통령 안 바뀌면 도태될 수도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22대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건 야권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정권 심판에 한표를 행사한 다수 국민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 답답함과 찜찜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2년간 충분히 드러난 윤석열 정권의 국정 무능과 난맥을 전면적으로 차단하고 리셋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간발의 차로 놓쳤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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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형도 그렇게 200석을 원해서 탄핵시켜야 된다 이렇게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아쉬워합니다.”(김준일 시사평론가, 11일 MBC ‘성지영의 뉴스바사삭’)

투표 직후 지상파 방송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는 모두 범야권 200석 가능성을 높게 예측했습니다. 그대로만 됐다면, 우리 정치 지형은 일거에 바뀔 수 있었을 겁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고, 범야권 단독으로 개헌, 탄핵소추도 가능해집니다. 윤 대통령을 완전한 식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남은 임기 3년을 다 기다릴 필요없이 조기에 정권을 종식시킬 수도 있는 절대의석을 야권이 손에 쥐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과 8석 차로 이런 기대는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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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이 이를 안타까워 하는 건 그만큼 윤 대통령의 지난 2년이 힘들고 아슬아슬했기 때문일 겁니다. 세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 2년은 끊임없는 오만과 불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보수 진영도 이를 인정합니다.

“이 선거 결과를 보면서 본인이 좀 뼈저리게 변화의 모습을 각오하는 이런 계기가 돼야 된다. 제발 오만과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기자회견도 좀 적극적으로 하고 모든 질문을 다 받고…”(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10일 MBC 선거개표방송)

더 큰 문제는 국정 무능과 무책임이었습니다. 사상최대 알앤디(R&D) 예산 삭감으로 국가경쟁력의 토대를 크게 훼손했고, “대파 한단 875원이 합리적” 운운하며 민생에 대한 무신경과 무대책을 드러냈습니다. 이대로 가면 정말 나라와 국민의 삶이 절단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항의하는 목소리는 입틀막으로 저지했습니다. 무도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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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상식도 무너뜨렸습니다. 야당과 전정권, 비판 언론은 시도 때도 없이 털어대면서, ‘김건희 특검’은 거부권을 남용해 틀어막았습니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급에도 안맞는 호주대사에 임명했습니다. 외압 몸통 의혹을 받는 윤 대통령 자신을 향해 공수처 수사가 조여오는 상황에서 갑자기 출국금지를 풀어주고 신임장 수여식도 생략한 채 비행기에 태워 출국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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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마이 웨이, 3년 더 갈 수도

이런 무능과 전횡을 앞으로 3년 더 두고볼 수는 없다는 민의가 모여 대대적 심판 투표로 분출한 셈입니다. 그러나 8석이 모자라 여권의 개헌·탄핵·거부권 재의결 저지선(101석)을 깨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3년 더 이 정권이 어떻게 할지를 지켜봐야 하는 신세가 된 겁니다. 많은 국민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다 또 얼마나 지긋지긋한 일들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실제 이번에 주어진 의석(범야권 192석-여당 108석)대로라면, 정치 지형은 지난 2년과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범야권은 지금처럼 국회 입법권을 장악하고 각종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릴 권한을 계속 갖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사리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그동안 해왔듯이 거부권을 쓰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거부권을 거부하고 법안을 확정할 수 있는 재의결 의석(200석)에는 못미치기 때문입니다.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이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사례가 남은 3년 동안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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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윤 대통령이 바뀔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 섞인 예측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도 11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그러나 본인이 직접 변화 의지를 국민에게 설명한 것도 아니고 대리 발표 정도로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나마 그간의 실정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담기지 않은 달랑 한줄입니다.

“이번에 선거의 민심도 뭐냐 하면 ‘대통령 당신이 바뀌어야 돼’라는 거거든요. 선거 전에 여론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높았다라는 것은 ‘당신이 문제야, 당신 어떻게 바뀔 거야?’ 이러한 국민적인 요구 사항이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으셨잖아요. 참모들을 바꾸겠다, 국정기조 바꾸겠다라는 건데 대통령께서 선언을 하셔야 합니다. 이 정도면 나부터 바꾸겠다, 나부터 바뀌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야 합니다.”(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11일 MBC ‘성지영의 뉴스바사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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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선자 “대통령, 이재명·조국 안 만날 것”

‘국정 쇄신’이 국정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의미하는지도 불분명합니다. 오히려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일부를 바꾸고 생색내기 기자회견 여는 정도의 표피적 변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사람은 안 바뀌는데 특히나 더더욱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안 바뀔 거예요. 대국민 담화를 총선 며칠 앞두고 드디어 국민의힘에서도 2천명, 드디어 이제 정부가 양보하나 보다, 근데 2천명 기득권 카르텔 얘기하고 51분 동안 본인 얘기만 하셨던 분이에요. 어쨌든 탄핵은 안 당하겠다라고 일단 생각을 하시고 있을 테고, 본인이 하시고 싶은 것도 굉장히 또 열심히 하실 겁니다.”(김준일 시사평론가, 11일 MBC ‘성지영의 뉴스바사삭’)
진행자 “이번에 이렇게 대패했는데도 국정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보세요?”

이준석 “오히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예상하는 건 뭐냐 하면 이제 더더욱 독단적으로 하지 않을가. 의회 소수니까. 이런 우려를 할 정도니까요.”(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야당 대표와 만나 대화·협상하고,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는 등의 협치로 나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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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재명, 조국 대표.”

박정훈 “이 피의자들과 대화를 해서 뭔가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대통령은 안 만날 거라고 봅니다.”(박정훈 국민의힘 송파갑 당선자, YTN ‘배승희의 뉴스킹’)
“국정운영 전반을 본다면 제가 느끼기에는 지난번 총선 때 얻었던 104석, 그걸 넘어서면 그냥 이겼다고 선언할 거 같아요. 그 얘기는 지금 국가의 상태, 정치의 상태, 국정의 상태, 여야관계의 상태가 하나도 안 바뀐다는 뜻입니다. 바뀔 여지가 없어요. 지난 2년간 봤던 여야간 극한 대결과 검찰권을 동원한 야당에 대한 박해와 야당의 죽기살기식 저항과 법안 의결과 거부권 발동 이런 것이 계속 될 거예요. 제가 보기에는.”(유시민 작가, 10일 MBC 선거개표방송)

이런 불길한 예상이 맞는다면, 우리는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하고 서로 옴짝달싹 못하게 교착하는 가운데 또 3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대통령은 이미 유례없는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나라의 불운이요, 국민의 큰 불행입니다. 이런 일만은 벌어지지 않도록, 윤 대통령은 한시바삐 현실을 자각하고 국정 대전환에 나서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이번 선거 결과의 아쉬운 측면을 살펴봤습니다만, 사실 야당이 압승한 심판 선거인만큼 긍정적인 측면이 왜 없겠습니까. 첫째, 어쨌든 윤 대통령의 무능과 전횡이 나라를 더 휘젓지 않도록 제어하는 힘을 야당이 갖게 된 건 좋은 일입니다. 자칫 국회마저 여권에 넘어갔으면, 정말 나라가 어떤 꼴이 될지 걱정이 크지 않았습니까. 식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까진 아니어도 한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우리를 치는 정도는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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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횡 계속 땐 여당 방어막 구멍날 수도

둘째, 이제 공천도 끝났고 정권도 곧 후반기에 접어드는 만큼 여당도 대통령 눈치를 덜 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수 야당이 사안과 상황에 따라 여당 내 합리적 세력과 협력을 도모할 여지도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당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협상을 통한 입법 등 정치의 공간도 넓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여당 당선자 일부에선 야당이 추진하는 몇몇 특검법에 공감하는 발언이 나옵니다.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시는 국민들의 요청은 저는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선자, 12일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
진행자 “민주당 주도로 조만간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처리에 나설 것 같은데요. 국민의힘이 이것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을 하세요?”

안철수 “저 개인적으로는 찬성합니다.”

진행자 “그럼 찬성표 던질 생각이세요?”

안철수 “저는 그렇습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2016년 박근혜 탄핵도 다수 범야권과 여당 내 일부가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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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역시 기대를 섞어 얘기해보자면 앞의 두 가지가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와 태도를 바꾸라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야당과의 협력 없이는 야당 견제 속에 반식물 대통령이 되어 아무 업적도 없이 임기를 마칠 수도 있겠구나라거나, 내 멋대로 전횡을 일삼다간 여당의 보호막이 구멍나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윤 대통령의 변화를 추동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께서 국정기조를 스스로 바꾸지 않으시면 나머지 3년 동안 나라 운영하기가 쉽지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정말 센 사람들이 이번에 당선돼서 들어왔어요. 지난번보다 의석수가 훨씬 더 많아졌고, 그러면 아무 것도 국정 운영에 협력을 하지 않을 거란 말이에요. 좀 야당을 야당 대표로서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해 주시는 모습을 먼저 보이시는 게 첫번째 바로미터가 아닐까…”(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11일 MBC ‘성지영의 뉴스바사삭’)

물론 무척 희박해 보이지만,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필요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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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거 결과가 현실을 못 바꿀 겁니다. 그러나 이 제도적으로만 보면 이 결과가 현실을 못 바꾸지만, 이 민심에 대해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어떻게 이 민심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는 이 선거 결과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바꿀 수는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될지 모르는데 저는 비관적인 쪽이에요. 그러니까 저의 비관이 틀렸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으로…”(유시민 작가, 10일 MBC 선거개표방송)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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