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클라우드 산업의 글로벌화? 넷플릭스·아마존 공생 배워야"
SaaS 기업 애로사항에 IaaS 기업 대표자 "성장과정…동반 성장하는 것이 답"
클라우드 없이 AI 경쟁력은 없어…GPU 확보 위해 직접적인 지원 해야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 클라우드 산업체에서 인프라(IaaS) 및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손잡고 동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핵심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AI반도체 확보를 위해 정부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서울 광화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클라우드 대표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업계, 전문가와 함께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과기정통부는 2015년 클라우드컴퓨팅법이 제정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클라우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 클라우드 산업 육성의 기틀을 마련해왔다. 이번 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은 IaaS부터 SaaS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 가치사슬 전반이 AI을 뒷받침하는 혁신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IaaS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플랫폼(CSP) 기업인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자들과, 이런 IaaS를 실제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대표자가 자리했다. 아울러 SaaS 업계를 대표해 알서포트, 채널코퍼레이션 대표자도 참석했다.
넷플릭스와 AWS처럼 완벽한 '공생관계' 된다면 글로벌 경쟁력 가질 것
이지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IaaS기업과 SaaS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0개 이상 국가에서 2억6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는 데이터베이스(DB), 분석, 비디오트랜스코딩 등 거의 모든 컴퓨팅 자원을 AWS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진출 국가에 AWS가 자연스럽게 진출했고, 넷플릭스가 필요한 요구를 반영하고 개선하면서 AWS 서비스는 고도화했다.
이 부사장이 이들의 관계를 성공사례로 언급한 것은 앞서 SaaS 기업 대표자들로부터 국내 IaaS 사용 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적다"고 지적하고 "해외 리전 문제도 있는데, 예를 들어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려면 리전 두 군데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업자가 일본에 리전 2개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박세희 채널코퍼레이션 매니저는 "왜 AWS를 쓰는지 개발자들에 물어보니 첫번째로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참고자료가 많다고 했고, 또 장애가 나거나 오류가 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정보도 훨씬 많아서 자연스럽게 AWS를 활용하게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리전 설치는 결국 수요에 따라 만들어지게 돼 있다"면서 "수요가 30%정도 확보되면 리전을 구축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국내 많은 SaaS 기업이 국내 CSP를 많이 이용하다 보면, 함께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여러가지 길들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지혜 부사장은 "같이 진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쉽지 않은 일일수도 있겠지만 같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없는 AI 없어…GPU 확보 위해 실질적인 지원 필요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 세액공제 확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한 언급이다. 그보다 GPU, AI반도체 등 AI서비스 인프라 확보를 위한 직접적인 지원이 기업들에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GPU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이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PU 시장은 시장은 엔비디아가 80%를 점유하며 주도권을 쥐고 있다. 마땅한 대체재 없이 단일 기업이 시장을 독식하다 보니 수요기업들은 엔비디아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 업계선 '몇 달을 기다려도 못산다' ' 다른 회사서 빌려온다'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이같은 어려움의 타계책으로 지난해 카카오가 AMD와 손을 잡았고 최근 네이버는 인텔과의 동맹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국내 학계·스타트업 등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인텔 AI반도체 가우디 기반의 새로운 AI 칩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할 방침이다.
하정우 센터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8년부터 AI에 투자를 했고, 그 결실을 이제 제대로 보고 있다"면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AWS의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클라우드 산업 계획을 만들 때 핵심은 어찌보면 생성형AI를 어떻게 잘 운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많은 국가들이 클라우드를 전략산업으로 여겨 직접 보조금을 주고 있다"면서 "그것이 어렵다고 하면 명확하게 가장 투자가 많이 투입되야 하는 인프라, GPU나 AI반도체 등에 지불할 운영 비용, 규모에 대한 준비를 해놓는 것이 결국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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