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 심슨, 암투병 끝 사망…'세기의 재판' 역사 속으로
한 때 최고의 미식축구 스타였다가, 전 부인을 살해한 피고인으로 추락했던 O.J. 심슨이 암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심슨 사건은 미국 내 인종 갈등과 사법 제도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홍지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스포츠 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전 부인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던 OJ 심슨.
암 투병 끝에 76살의 나이로 현지 시각 10일 사망했습니다.
[조지 몰스바거/LA 주민 : OJ가 죽었다니 잘됐네요. 그립지 않아요. 그에 대한 증오심은 없지만 심슨이 아내를 살해하고 도망친 것 같아요.]
심슨은 미국 미식축구에서 11시즌을 뛰면서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천 야드를 넘게 뛰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습니다.
선수 생활 뒤에도 영화배우와 광고모델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1994년부터 운명이 뒤바뀝니다.
그해 심슨은 백인이던 전 부인과 그 연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집니다.
체포 과정에 심슨이 도주하면서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세기의 재판은 이어졌고
[배심원단 (1995년 10월 3일) : 배심원단은 피고 OJ 심슨의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합니다.]
여러 증거가 심슨을 지목했지만, 살인 혐의는 없다고 결론이 납니다.
경찰이 인종 차별주의에 사로잡혀 흑인인 심슨의 증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겁니다.
당시는 LA 폭동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인종 문제로 예민했던 상황.
심슨의 재판은 미국 사회를 둘로 갈랐습니다.
지난 2007년 심슨은 '만일 내가 그랬다면: 살인자의 고백'이라는 책을 냅니다.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가정하에 써 내려간 책입니다.
인종 문제와 미국 사법체제의 허점까지 얽혀 있던 OJ 심슨 사건은 이제 영원히 미제로 남게 됐습니다.
[화면출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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