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 아니다”…대법원 ‘집회 가능’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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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가 아니라 집회금지 장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국민 의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에 임하는 것은 대통령의 주요 업무라는 점 등을 들어 대통령 집무실을 관저라는 주거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집회금지 장소로 지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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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가 아니라 집회금지 장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촛불행동은 2022년 5월28일 이태원광장부터 녹사평교통섬·삼각지역을 지나 용산역광장까지 500여명이 행진하겠다며 같은달 21일 경찰에 집회 계획을 신고했다. 그러나 용산서는 집회장소가 대통령 관저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 장소라 집회가 금지된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근거로 집회 금지 통고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촛불행동은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집회는 정상 개최됐다.
재판 과정에서 경찰은 집시법의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 직무공간을 포함하는 개념이라 주장했다. 설령 관저가 ‘주거공간 기능을 하는 장소’라 해석해도 대통령 집무실이 주거공간 기능도 수행해 집시법에 따라 100미터 이내 장소에서 집회를 열 수 없다는 논리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하급심은 경찰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통령 집무실이 ‘관저’에 해당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지내는 주거공간과 온전히 분리돼, 전혀 다른 장소에서 직무 기능만을 수행하는 현재 대통령 집무실을 관저에 포함할 수 있다고 해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민 의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에 임하는 것은 대통령의 주요 업무라는 점 등을 들어 대통령 집무실을 관저라는 주거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집회금지 장소로 지정할 필요가 없다고도 밝혔다.
경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헀다. 원심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에도 들어가지 않고 기각한 것이다. 참여연대 등이 낸 비슷한 취지의 소송도 하급심에서 승소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상태다.
촛불행동 쪽 소송대리인 이제일 변호사(사람법률사무소)는 “법률 근거가 명확하지만 경찰은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며 2년 가까이 소송을 진행해왔다”며 “이런 집회금지 통고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22년 12월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금지’ 집시법 조항이 집회·시위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다가오는 5월31일까지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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