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증권사, 국내 부동산PF 최대 1.9조 추가 손실 우려...올해도 수익성 악화”
브릿지론·중후순위 비중 높은 대형사·중소형사, 손실에 취약
초대형사는 자기자본 대비 추가 적립 부담 낮아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쌓으며 수익성이 크게 쪼그라들었던 증권업계가 올해도 대규모 추가 손실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국내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를 살펴본 결과, 최대 2조원에 가까운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12일 ‘부동산 PF 손실 인식 현황과 추가 손실 전망’ 세미나에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PF 추가 손실 규모를 추정한 결과 약 1조1000억~1조9000억원으로 산출된다”고 분석했다.
우선 나이스신용평가가 조사한 결과, 국내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져(우발부채·대출채권·사모사채)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6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대비 6% 증가한 수준이다.
항목별로 우발부채는 19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소폭 줄었지만, 대출채권·사모사채 등이 7조2000억원으로 많이 늘어났다. 1년간 신규 부동산 PF가 많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과거 투자했던 익스포저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가 반영한 국내 부동산 PF 추가 손실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순영업수익(16조9000억원)의 약 11~15% 수준이다.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증권사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예리 연구원은 “중후순위와 사업 초기 단계 PF 익스포저 회수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80% 이상의 브릿지론과 약 30%의 본 PF 사업장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하기에 사업장별로 계속 사업 진행이나 매각 청산을 따져 회수 가능액이 높은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 손실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보유한 브릿지론은 토지 경매로 넘어가고, 본 PF도 준공 후 건물 경매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테스트 결과, 향후 국내 1조1000억~1조9000억원의 추가손실이 도출됐다.
증권사별로는 초대형사가 약 3000억~6000억원, 대형사 약 6000억~1조원, 중소형사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브릿지론 중에서는 약 38~46%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브릿지론 비중은 중소형사가 35%로 가장 많고, 대형사와 초대형사가 각각 30%와 22%였다. 이어 중후순위 비중은 중소형사와 대형사가 각각 63%와 53%였고, 초대형사는 23% 정도였다.
증권사가 지난해 말 기준 쌓은 국내 부동산 PF 대손충당금·준비금은 총 2조원으로, 적립률은 8% 정도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PF 포트폴리오 차이로 인해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인식한 대손충당금·준비금 비중이 대형사를 크게 웃돌지만, 추가 손실 부담은 더 크다”며 “대형사와 소형사는 각각 자기자본의 3~6%를 추가 손실로 인식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올해 증권업 수익성은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사,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 영업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했기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규모가 작다고 분석했다. 반면 초대형사는 위탁매매, 전통 IB 등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창출하는 이익 규모가 커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초대형사에는 미래·NH·한국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 8곳, 대형사에는 키움·대신·한화·유안타·교보·신영·현대차·하이·IBK·BNK투자증권 등 10곳, 중소형사에는 유진·이베스트·DB·다올·부국·SK·한양증권 등 7곳이 포함된다.
이 연구원은 “브릿지론 및 중후순위로 투자한 본PF 비주거용 사업장을 중심으로 손실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다만 그간의 자본 확대로 가장 높은 스트레스 수준을 가정하더라도 증권업의 자본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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