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금리인하' 기대에…3억 영끌족 빚부담 '막막'

신민경 기자 2024. 4. 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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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하고 금리인하 전망도 후퇴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하반기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빚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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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0회 연속 동결…하반기 금리인하 시점도 안갯속
고금리 기조 하반기까지 지속…영끌족 빚부담 장기화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하고 금리인하 전망도 후퇴하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하반기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빚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0%)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해 2월 이후 10회 연속 이어졌다.

당초 시장의 전망과 달리 첫 금리 인하 시점도 7월 이후 하반기로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 6명 모두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하반기 진입 전 물가 상승률을 봤을 때 연말에 2%대에 부합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대로 유가가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2.3%까지 갈 것이라면 금통위원들은 하반기 금리 인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면서도 "반면 2.3%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전망도 후퇴하면서 시장의 대출금리 인하 기대감도 식어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전년 동월 대비)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를 두고 JP모건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는 이런 상황을 선반영해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11일 기준 3.886%로 지난달 19일(3.91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이후 연일 하락하던 은행채 1년물 금리도 반등해 3.591%까지 올랐다.

은행들도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3%포인트(p) 인상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주담대 금리를 연 0.23%p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3월 말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0.3%p 인상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연 3.90~6.820% 수준으로 최고금리가 연 8%에 육박하던 지난해 고금리 시기와 비교하면 낮아졌으나, 저금리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 주담대는 연 2~3%대 금리도 흔했다. 단기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부담이 많게는 2배 이상 늘어난 차주가 적지 않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 중간 수준인 연 5.00%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3억원을 빌린 차주의 경우, 한 달에 은행에 내는 이자만 125만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당장에 대출금리도 크게 인하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현재의 금리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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