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원의 울림] '암표와의 전쟁'도 민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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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총선거로 여야 의석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저녁, 온라인에선 또 다른 '전쟁'이 치러지고 있었다.
오는 5월 25~26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가수 임영웅 콘서트의 예매전이다.
가수 아이유의 한 팬이 친구 도움으로 표를 구매했다가 암표 누명을 쓰고 현장에서 콘서트 입장을 거부당한 일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수 장범준은 암표 근절 차원에서 자신의 공연에 대체불가토큰(NFT) 관람권 기술을 새로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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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총선거로 여야 의석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저녁, 온라인에선 또 다른 '전쟁'이 치러지고 있었다. 오는 5월 25~26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가수 임영웅 콘서트의 예매전이다. 임영웅 팬덤 '영웅시대'는 현재 국내에서 뜨거운 화력을 자랑하는 팬덤 중 하나다. 임영웅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투어로 관객 22만명을 만났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5월 상암 공연은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4만석 이상 대형 스타디움에 입성하는 상징성이 커 '피케팅(피 터지는 티케팅)'은 예견돼 있었다.
기자 역시 '우리 영웅이' 한 번 보는 게 소원인 엄마를 위해 '효케팅'에 도전했다. 이날 오후 8시 정각 예매 버튼을 누르자마자 '나의 대기 순서 20만'이라는 숫자와 마주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시도한 남편이 8만이라는 그나마 고무적인 숫자를 받았지만 얼마 안 가 '네트워크 오류'가 떠 원점으로 돌아갔다. 도움을 청한 지인도 모두 참패했다. 이날 '매진 안내'는 서버 폭주 영향으로 1시간쯤 지나 떴는데, 그 시간에도 여전히 대기 순서는 10만에 머물렀다. 임영웅 소속사에 따르면 이날 최고 트래픽(호출 수)은 약 960만회에 달했다.
이렇게 한정된 공급 속 간절한 수요가 넘치는 곳엔 사기꾼이 활개를 친다. 지금도 소셜미디어에는 티켓 금액 외 추가 30만원, 50만원을 부르는 암표 글이 넘친다. 물론 불법이지만, 규정을 보면 오히려 암표상에게 남는 장사다.
웃돈을 얹은 표 거래를 금지하는 경범죄 처벌법상 처벌 수위가 '2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불과해서다. 게다가 온라인 암표 거래는 처벌 대상도 아니다. 1973년 만들어진 해당 조항은 나루터, 경기장, 역, 즉 오프라인 거래만 금지한다. 다양한 개정안이 있었지만 국회마다 뒷전으로 밀려 통과되지 못했다.
올해 3월부터는 개정 공연법이 시행돼 매크로를 이용한 입장권 부정 판매는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업계에선 고도화·조직화된 암표 매매를 적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건 감시와 신고인데, 이것도 능사는 아니다.
최근 '암행어사'를 자처한 공연 기획사와 예매 플랫폼의 신고제에 선의의 피해자들 원성도 크다. 가수 아이유의 한 팬이 친구 도움으로 표를 구매했다가 암표 누명을 쓰고 현장에서 콘서트 입장을 거부당한 일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소속사에서 지난 9일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과도한 암행어사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공지했다. 가수 장범준은 암표 근절 차원에서 자신의 공연에 대체불가토큰(NFT) 관람권 기술을 새로 도입하기도 했다.
사회를 좀먹는 불공정 문제가 어디 암표뿐일까. 민생 현장 곳곳이 전쟁터인데, 총선 시즌 여야 정쟁은 말꼬리 잡기와 공포심 조성으로 점철돼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러는 동안 유권자는 미비한 제도라는 현실 위에 발붙이고 고군분투했다. 총선이 끝난 후 민생 정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
[정주원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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