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제2 테라·루나 사태 막으려면 22대 국회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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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지 중 한 곳이다.
가상자산 통계분석 플랫폼인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코인 관련 범죄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은 가상자산을 발행해 상장하기가 쉽고, 적발이 돼도 강력하게 이들을 처벌할 만한 제도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만 공을 들인다면,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코인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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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지 중 한 곳이다. 가상자산 통계분석 플랫폼인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가상자산 강국으로 꼽히는 이유는 거래량이 많을 뿐 아니라 코인의 발행과 상장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을 뜻하는 ‘김치 코인’이란 단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익숙하게 통용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가상자산 침체기가 오기 전까지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들은 주로 김치 코인의 거래 중개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에서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가 많은 만큼 각종 사기와 불법 행위도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수십조원의 투자 피해를 촉발한 테라·루나는 김치 코인을 이용한 대표적인 금융 범죄에 속한다. 최근에는 연예인이나 유명 유튜버, 전직 운동선수 등을 얼굴마담으로 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위너즈란 업체가 스캠 코인(사기 가상자산) 논란으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코인 관련 범죄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은 가상자산을 발행해 상장하기가 쉽고, 적발이 돼도 강력하게 이들을 처벌할 만한 제도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몬테네그로에 붙잡혀 있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씨를 한미 양국 정부는 자국으로 송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권씨가 한미 양국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한국을 택할 것이다. 양국의 엄청난 형량 차이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원이 루나를 증권성 자산으로 규정해 그를 증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단죄할 근거를 만들었다. 법조계에서는 그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국내에서는 금융 당국이 여전히 루나의 증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루나의 성격조차 규정이 안 돼 있어 법원도 중형(重刑)을 내리기가 어렵다. 권씨를 단죄하려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코인은 이 법이 규정하는 금융 상품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 이 때문에 가벼운 처벌은 물론 무죄까지 기대할 만하기에 권씨가 한국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가상자산 관련 사기와 여러 금융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선 정치권이 나서야 할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에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신속히 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치권만이 할 수 있다. 가상자산을 포함한 각종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려면 여야가 함께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놓은 공약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다.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추진하고,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를 유예하겠다는 내용이 첫머리로 들어갔다. 가상자산 투자를 늘리겠다는 데 중점을 뒀을 뿐, 범죄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사기 등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여야가 이 같은 공약을 제시한 것은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큰 20~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만 공을 들인다면,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코인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제2의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고 수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았을 때 정치권이 또 어떤 변명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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