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 이달의 경제경영서] '21세기 판도라상자' 유튜브가 지배하는 세상
창작자에 수익 배분 더 많아
'조회수 = 돈' 자극적 영상 판쳐
유튜브 내부관계자 집중 취재
탄생 비화·성공 비결 파헤쳐
매달 방문객 20억명, 1분에 450시간에 달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일평균 시청 시간은 10억시간을 이미 넘은 지 오래다. 수십억 명이 매일 '입력, 클릭, 좋아요, 댓글, 구독' 과정을 반복한다.
타블로이드 신문, 제품 사용 설명서가 이것 때문에 말살될 지경이며, 아동 전체가 약속한 듯이 TV 대신 이것을 본다. 미래학자는 이것이 대학 교수와 의사를 대체하리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렇다. 유튜브다.
신간 '유튜브, 제국의 탄생'은 2010년부터 유튜브의 모든 것을 취재한 실리콘밸리 저널리스트가 썼다. 유튜브 관계자만 300명을 인터뷰해 명암을 공히 다룬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거의 모든 플랫폼 서비스가 사라져 가지만 유튜브만큼은 승승장구 중이다. 이유는 뭘까. 저자는 유튜브 성공의 원인을 '돈'에서 찾는다. 유튜브는 영상 업로드에 기여한 모든 이에게 공정한 수익을 배분했다. 아티스트, 인플루언서, 강사, 영화배우, 코미디언은 자신의 창조적 능력과 수익 분배를 접목시키며 열광했다.
찍고 올리면 돈이 된다는 것. 그 어떤 인터넷 플랫폼도 이토록 효율적으로 수익을 배분하지 못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도 수익을 나눠 준 건 맞지만 안정적 수입은 유튜브에서만 가능했다.
그 결과 유튜브는 구글 다음으로 세계인이 많이 찾은 '2위 웹사이트'로 도약했다. 검색어만 입력하면 내가 찾던 영상이 모두 올라와 있는 단순성은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한국에서도 유튜브는 '국민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을 앞지른 상태다. 한국인의 월평균 유튜브 사용 시간은 40시간(2024년 3월 기준)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유튜브는 '광기와 중독의 기계'이기도 하다. 구독자, 좋아요 수, 누적 시청 시간은 광기를 만든다. 로건 폴의 '시체 촬영' 사건이 대표적이다. 구독자 1500만명을 보유했던 폴은 10대 초반에 엄청난 규모의 팔로어를 얻었다. 당초 영상 공유 앱 바인에서 '남의 차에 올라가거나 슈퍼마켓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폴은 바인이 문을 닫자 유튜브로 갈아탔다.
폴은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천부적 재능을 지닌 유튜버였다. 그는 일본의 '자살 숲'으로 유명한 아오키가하라를 방문해 영상을 찍었다.
그러다 '시체'가 촬영됐고, 영상이 업로드됐다. 비판을 받은 끝에 그는 하루 만에 영상을 내리고 사과했지만 때는 늦은 뒤였다. 재업로드된 영상이 유튜브에 한가득이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TVC'로 불리는 외부 인력을 채용한다. TVC는 임시직, 공급업체, 계약직의 약자다. 책에 소개되는 효베르그란 이름의 남성은 TVC 중 스크리너로 일했다. 효베르그는 '그로테스크한' 영상 120개를 매일 처리해야 했다. 그중에는 참수 영상도 있었다. 참수 영상 대다수는 유튜브가 자동 삭제하지만 잡아내지 못하면 사람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2018년 나심 나자피 아그담의 '유튜브 본사 총격 사건'은 전 세계 외신에 타전됐다. 4월 어느 평온한 화요일 38세 유튜버였던 아그담은 "돼지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걸 반대한다"며 동물 고문 반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참혹했고, 지워졌다. 아그담은 "유튜브가 자신을 검열한다"며 오랜 시간 불만을 가졌다. 그날 그녀는 큼지막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유튜브 본사에 들어갔다. 20발을 쐈고 4명이 다쳤다. 마지막 한 발은 그녀 자신을 관통했다.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을 크리에이터로 만들었다. 또 수익 분배라는 비즈니스 로직으로 인류에게 '언제든 작동하는 텔레비전'을 선물했다. 그러나 유튜브는 21세기 판도라 상자다. 매일 온 인류가 그 상자를 연다. 유튜브는 이제 어느 길로 가야 할까. 그 발걸음에 인류의 행보가 달려 있다. 유튜브를 신화로 치켜세우지도, 단정하지도 않는 책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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