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남성들, 살해 도구 케이블타이 미리 준비... 계획된 범죄”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내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경찰은 남성 2명이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후 여성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쯤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투신해 숨졌고, 이들이 묵던 21층 객실에선 이미 숨져 있는 여성 2명이 추가로 발견됐다. 여성들의 시신은 손목과 목 부분이 케이블타이로 묶여있었고, 입은 청테이프로 막혀있는 등 타살 정황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케이블타이에 의해 목 졸림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경찰은 남성들이 살해 도구인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 남성 2명은 지난 8일부터 이 객실에 묵고 있었는데, 처음 입실한 이후 여러 차례 방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일 CCTV에는 남성들이 손에 케이블타이를 들고 들어가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실제 사건현장에선 CCTV에 찍힌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케이블타이와 청테이프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이미 남성들이 다량의 살해 도구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여성들의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의 정황과 사인 등을 미뤄봤을 때, 남성들이 미리 케이블타이를 준비해놓은 상태로 여성들을 유인한 후, 살해하는 등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장에선 식칼 2개도 발견됐다고 한다. 이는 원래 해당 객실에 비치돼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선 혈흔이 발견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숨진 여성 1명의 팔에서 약 3cm 깊이, 길이 9cm의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식칼에 대해 국과수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또 이들의 관계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투신한 남성들은 친구 사이로, 특별한 직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2명은 사망 전 각각 1~2시간의 간격을 두고, 남성들이 묵고 있던 방에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남성 A씨와 여성 B씨는 메신저에서 서로를 “A야” “B야”라고 부르는 등 이미 기존에 알고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다른 여성 C씨는 이들과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C씨는 지난 8일 텔레그램을 통해 처음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텔레그램 공개 채널에 구인·구직 글을 올렸고, 이를 본 C씨가 “일을 하겠다”며 A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A씨는 “8일 오후 10시까지 호텔로 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나 범죄 관련성은 없는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로 볼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여성 B씨는 사건 전날인 지난 9일 이미 가족들에 의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이 그의 동선을 추적하다 사건 당일인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해당 호텔 객실까지 찾아왔고, 당시 남성 중 한 명이 문만 살짝 연 채로 “(B씨가)객실에 왔었는데, 볼일이 있어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 확인을 위해 1층으로 내려갔고, 그 사이 남성 2명은 21층 객실 테라스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선 뚜껑이 열린 소주병 여러 개만 발견됐을 뿐, 마약 등의 약물이나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CCTV에는 여성들이 객실에 들어갈 때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장면이 찍혀있었지만, 사건 현장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남성들이 휴대전화를 뺏은 후 숨기거나, 외부에 버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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