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 광고 안 보이는 이유 있었다

김대영, 신용현 2024. 4. 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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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 추억의 CM송으로 익숙한 롯데하이마트를 비롯해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업계 매출을 책임지던 '큰 손'이 사라졌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이사·혼수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 감소폭은 더 커졌다.

그런데 가전양판업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사·혼수 수요가 확 줄어들면서 매출이 쪼그라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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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적자폭 2배 이상 확대
롯데하이마트 매출 감소폭도 늘어
'부동산 경기 악화·혼인 감소 영향'


"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 추억의 CM송으로 익숙한 롯데하이마트를 비롯해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업계 매출을 책임지던 '큰 손'이 사라졌다.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이사·혼수 고객이 줄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2022년 109억원의 손실을 낸 전자랜드는 지난해엔 영업손실 229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커졌다. 게다가 매출도 연거푸 17%가량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 감소폭은 더 커졌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6101억원. 3조3368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21.8%나 줄었다. 매출 감소세는 전년(13.8%)보다 더 가팔라진 것이다.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IT점. 사진=전자랜드 홈페이지 갈무리


과거 하이마트 CM송에서도 광고 모델이 "하이마트로 가자"고 하자 "그럼 지금 결혼하자는 얘기?"라고 되묻고, "전자제품 살 땐 하이마트로 가요~"라며 끝맺을 정도로 혼수가전 비중이 컸다. 그런데 가전양판업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사·혼수 수요가 확 줄어들면서 매출이 쪼그라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은 데다 결혼하는 숫자까지 줄어드는 추세다. 전자랜드 역시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이사 수요가 줄어든 점을 실적 악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리가 높으면 대출이 줄면서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이사 수요도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혼인 건수는 3년 연속 20만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19만4000건이었지만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미뤄진 결혼이 진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 청량리 롯데마트점 홈 만능해결센터.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업체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장 리뉴얼을 통해 가전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생활밀착형 상품을 늘리고 가전제품 구매 후에도 '홈 만능해결 서비스' 같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기준으로 매장 56곳이 새 단장을 마쳤고 올해는 60여곳을 개편할 예정이다. 

수익이 낮은 점포는 정리한다. 업계 안팎에선 매장 폐점으로 약 120억~150억원 수준의 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랜드는 유료 회원제 매장 '랜드500'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전국 매장 109곳 가운데 29곳을 랜드500으로 바꿨다. 올해 안에는 전국 매장 중 40%를 개편하기로 했다. 

전자랜드 또한 실적이 저조한 매장은 폐점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전시·반품 재고 가운데 상품성이 높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재고 자산 건전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가전양판업계 일각에선 최근 삼성전자·LG전자가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일체형 세탁건조기 판매 호조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가전양판업계는 화제가 된 상품을 발판 삼아 매출을 성장시켜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는 전반적으로 가전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고 별다른 신제품도 없었지만 약 3년 만에 삼성과 LG가 내놓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제품으로 흥행이 예상된다"며 "가전양판업계 매출은 매장 방문 고객 대상 판매가 절대적인 만큼 고객들매장 유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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