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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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은 때로 '살'과 '의지'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가령 나이 들수록 일찍 깨는 이유, 이유 모를 의욕 저하, 수면장애와 당뇨병의 연결 고리,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성장 둔화, 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신체 능력 변화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가 호르몬에 달려 있다.
호르몬이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흐리게 할 수는 있지만,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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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은 때로 ‘살’과 ‘의지’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배고픔을 자극하는 ‘그렐린’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의 균형이 깨지면 원치 않게 비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호르몬은 식욕과 체중 조절, 수면의 질, 스트레스 반응, 면역체계, 생식과 불임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불면증, 집중력 저하, 무기력 등 현대인의 고민거리는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
세계적 내분비 전문의인 저자가 쓴 신간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호르몬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 책의 부제는 ‘순간의 감정부터 일생의 변화까지, 내 삶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모든 것’이다.
저자는 몸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면, 근력을 기르기보다 몸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호르몬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인체의 신진대사와 감정 변화 뒤에는, 혈류를 통해 다양한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숨어 있는데, 이 작은 화학물질의 균형이 조금만 깨져도 몸 곳곳에서 경고 신호를 보낸다.
호르몬은 인간의 다양한 신체 기능을 활성화하고 지시한다. 가령 나이 들수록 일찍 깨는 이유, 이유 모를 의욕 저하, 수면장애와 당뇨병의 연결 고리,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성장 둔화, 성호르몬 감소에 따른 신체 능력 변화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가 호르몬에 달려 있다.
책은 호르몬을 중심으로 인간의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동시에 양육 대 본성 논쟁, 면역 체계 등 다양한 주제도 담는다. 예컨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호르몬이 어떻게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도 보여준다. 사람들은 흔히 생명의 탄생이 엄마의 배 속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난자세포와 정자세포를 만들고 적절한 장소와 시간에 그 둘을 만나게 하는 것은 호르몬의 역할이다. 생식은 뇌에서부터 시작한다. 또 태아는 호르몬을 통해 산모의 진통 시기를 결정하고 자신의 출생 시점을 조절할 수 있다. 저자는 또 ‘사춘기’가 앞으로의 삶을 결정하는 골든타임이라는 사실도 꼬집는다.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성장기 자녀들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을 들여다보며 육아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최근 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제는 장내미생물 연구다. 저자는 책에서 장 속에 거주하는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들이 호르몬 생산과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준다. 장내미생물은 비만과 당뇨병 치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균형있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호르몬이 보내는 신호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호르몬 불균형이 건강을 해치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다만 인간을 ‘호르몬의 노예’로 생각하는 통념은 옳지 않다고 보고있다. 호르몬이 인간의 의사결정 능력을 흐리게 할 수는 있지만,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막스 니우도르프 ㅣ어크로스 ㅣ472쪽 ㅣ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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