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금리 인하…고물가에 15개월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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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은 총재 이야기는 여기까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12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주요 내용과 기자간담회까지 주요 내용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총재가 전한 이번 금리 유지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총재는 우선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판단했는데요.
때문에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다, 즉 이번 유지 배경을 이렇게 밝혔고요.
앞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과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덧붙였습니다.
[앵커]
여러 요소들이 언급됐는데, 무엇보다 역시 물가 상황이 불안불안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데요.
한은의 소비자물가 안정 목표치는 2%입니다.
그런데 지난 1월 2%대에 진입했던 물가는 2월 다시 올라 두 달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 볼 때마다 체감하시겠지만 높아진 농산물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고요.
중동의 군사적 갈등도 변수입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에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뛰었는데 올여름 100달러대 돌파 전망까지 나오면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외부적으로 보면 미국이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겠고요.
[기자]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7번까지 내릴 수 있다, 전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면 미국의 경기가 생각보다 견조하다는 근거 지표들이 여럿 나오면서 금리인하는커녕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되는 거 아니냐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인데요.
우선 고용이 탄탄한 데다가 미국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높습니다.
미 연준도 이렇게 '울퉁불퉁한(bumpy)' 물가 때문에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인데 굳이 한은이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앵커]
이미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가 2%포인트 더 높은데, 우리가 먼저 내리면 격차는 더 벌어지겠죠.
보통 이렇게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환율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밤 나온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 P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했는데, 미국의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추가로 누그러질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앵커]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럼 우리는 과연 미국이 금리를 내릴 때까지 금리를 못 내리는 것이냐, 다른 나라도 그런 고민을 하나요?
[기자]
사실 그런 고민하는 게 우리나라뿐만은 아닙니다.
유럽도 금리를 정할 때 미국의 상황을 많이 참고하는데요.
간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6월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FED가 아닌 데이터에 의존한다"며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런 식의 보다 독립적인 통화정책 결정 기대가 점점더 한은에게도 모아지는 형국이긴 합니다.
[앵커]
한은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겠군요.
2월 금통위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었는데, 이번엔 어땠습니까?
[기자]
지난 2월 금통위와 동일하게 "3개월 안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 1명의 소수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금리인하 불씨 자체는 살려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내릴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세계적인 금리정책 탈동조화를 언급했습니다.
즉,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 해도 우리나라도 물가 조건만 충족된다면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견이 지난해보단 조성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잡히지 않는 소비자물가가 관건입니다.
소비자물가가 연말 2.3%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하반기 금리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총재 발언입니다.
[앵커]
안지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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