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출기가 밀어준 전투기, 3초 만에 화살처럼 하늘로 솟구쳐

2024. 4.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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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국제 해상 교통로인 제주 남방 공해상.

이날부터 12일까지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6척이 참가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미 해군 10만t급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를 비롯, 이지스구축함 하워드함·대니얼 이노우에함·러셀함 등 4척, 한국 해군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리아케함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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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연합해상훈련 르포
미국 핵항모 루스벨트 첫 공동취재
영화 ‘탑건’ 이착륙 촬영 유명
미로 같아 안내 없인 길 잃을 듯
천둥소리 내며 출격 11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에서 F/A-18E 슈퍼호넷이 발진하며 연기를 내뿜고 있다. 작은 사진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전경. 국방일보·미 해군 제공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함상(제주 남방)=국방부공동취재단, 정충신 선임기자

11일 오후 국제 해상 교통로인 제주 남방 공해상. 이날부터 12일까지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6척이 참가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미 해군 10만t급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를 비롯, 이지스구축함 하워드함·대니얼 이노우에함·러셀함 등 4척, 한국 해군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아리아케함 등이 참가했다.

미 해군은 3국 연합해상훈련을 이끈 제9항모기습단 기함(旗艦)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항모를 3국 취재진에 공개했다. 3국 핵항모 공동취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본은 요미우리신문·교도통신·산케이신문·NHK·오키나와방송·류큐신보·오키나와타임스 등 7개 매체가 참가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은 통신사와 KFN(옛 국방TV) 등 4개, 미국은 AP통신 1개 매체가 참가했다. 특히 11, 12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 미·일·필리핀 3국 공동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언론은 핵항모 3국 공동취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노랑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들어 올리자 항모가 천둥소리를 내고 F/A-18 슈퍼 호넷 전투기가 비행갑판 밖으로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큰 호를 그리며 하늘로 솟구쳤다. 불과 3초 만에 전투기가 떠난 비행갑판은 ‘사출기(catapult·캐터펄트)’가 만들어 낸 매캐한 연기와 수증기로 뒤덮이고 동시에 엄청난 열기와 몸이 휘청일 정도의 후폭풍이 멀찍이 떨어져 있던 취재진을 덮쳤다. 취재진이 비행갑판에 머물렀던 약 10분간 5대가 넘는 전투기들이 흡사 발레리노처럼 움직이는 승조원들의 수신호에 맞춰 순식간에 항모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핵항모 갑판에는 F/A-18을 비롯,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MQ-9 리퍼 등 유·무인 함재기·전략자산이 빼곡했다. 웬만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과 맞먹는 90여 대의 함재기를 싣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하이라이트인 이·착함 장면들이 촬영된 것으로 유명하다. 항모 내부는 기지 하나를 통째로 바다 위로 옮겨놓은 것처럼 복잡했다. 숙련된 승조원의 안내가 없으며 미로 같은 함내에서 길을 잃을 것 같았다.

이날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소속된 제9항모강습단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준장) 단장은 “위대한 동맹인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애류성룡함 함장 백준철 대령은 “긴밀한 공조를 통해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대량파괴무기(WMD) 위협 대응능력을 높일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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