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대통령에 ‘총선 청구서’ 영수회담 압박
“윤 대통령도 야당과 협조, 협력 필요”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열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줄곧 거부해 왔지만, 민주당이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일종의 ‘청구서’를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는 근본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당연히 만나고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못 한 것이 아쉬울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을 다시 제안하실 생각인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그건 지금까지도 제가 계속 말씀드렸다”며 “당연히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계신 윤 대통령께서도 야당과의 협조,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을 때려잡는 게 목표라면 대화할 필요도 존중할 필요도 없겠지만, 국회는 대통령 외에 이 나라 국정을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축, 삼권분립이 이 나라 헌정질서의 기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야당을 존중하고 대화하고, 또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타협해야 하는 것이 맞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헌정질서 아니겠냐”고 말했다.
총선 승기를 잡은 민주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형배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은 사죄의 말씀을 먼저 내놓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곧바로 야당과 어떻게 국정을 끌고 갈 것인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수회담이 됐든 뭐가 됐든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고민정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언론 등을 통해 새 국무총리 후보로 야권 인사인 김부겸 전 총리가 언급되는 것에 대해 “야당에 총리를 맡기려면 첫 번째로 단행돼야 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이라면서 “물꼬를 터야 야당을 진짜 국정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래야 그다음 수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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