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재편’ 한화그룹株 “주가 우상향 기여”
“CAPA 증대효과” 오션 주가 관심
한화그룹이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한 지 1주가 지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4개 상장사 중 지주사 ‘한화’를 제외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의 주가는 변동성 확대에 따른 단기 투자심리 악화 탓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중장기적으론 ‘경영 효율성의 극대화’란 사업 재편의 의도가 주가 우상향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종목별로는 시점과 정도에 차이가 보일 것이란 평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3~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13.28% 하락했고, 한화오션(-3.54%)과 한화솔루션(-1.62%)도 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주가만4.68% 오름세를 보였다.
사업구조 재편 소식에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내다 판 주식을 개인 투자자가 사모으는 구도가 지난 1주 새 펼쳐졌다. 가장 낙폭이 컸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각각 958억원, 427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 데 비해 개인 투자자는 142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편 전 방산·조선 섹터 호조에 대한 전망 덕분에 한달 간 주가가 급등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22%)와 한화오션(+14.20%)의 경우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주력사업인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인적 분할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 한화는 건설 부문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 부문 플랜트 사업을 한화오션에 넘기고, 모멘텀 부문 태양광 장비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양도키로 했다.
주가 흐름에선 가장 부진했지만, 증권가에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가장 후한 점수를 주는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순수 방산업체로서 실적 성장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이종(異種) 사업부 분할로 실적 악화 요인이 해소됐고, 실적 가시성이 증대돼 존속 지주사 펀더멘털 개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결정은 방산 사업구조 완성을 위한 마침표”라며 “신설회사 가치 평가를 위한 분할보단 존속회사 사업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 연구원은 당장 인적분할에 따른 실적 규모 축소(매출 14.85%, 영업이익 19.43%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주가 하방 위험보다 사업 혼재에 따른 평가절하 요수를 제거할 수 있단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한화오션의 경우 총 4025억원 규모의 양수금액이 소요되는 풍력, 플랜트 사업이 단기 실적에 기여하는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인수 사업부의 사업 기간이 길고 운전자본이 증가한다는 점은 부담”이라 지적했고,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자 대금 덕분에 인수 여력을 충분하지만, 인수가격의 적정성과 기존 한화오션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검증할 추가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단기 투자심이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세를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육해상 플랜트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플랜트·풍력 인력들에 대한 단기 교육으로도 선박은 물론 육해상 플랜트 부문으로 전환이 가능한 만큼 생산력(CAPA)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수 사업 부문이 모두 외형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연(年) 4% 내외의 안정적인 플랜트 사업부의 수익성이 버팀목인 가운데, 풍력 부문 역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짚었다.
지주사 한화는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일반 주주들에게 미칠 수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개편을 통해 439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는 한화는 질산 증설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해당 재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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