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더 받겠다는 창업자 vs 상장하자는 투자자… ‘채널톡’ 둘러싼 동상이몽

최시원 대표는 “채널코퍼레이션의 기술로 단순 문의를 처리하고, 사람은 더욱 중요한 상담에 집중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고객 관계에 힘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채널코퍼레이션 제공

비즈니스 전용 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이 추가 투자 유치와 상장의 기로에 섰다. 창업자는 1조원 몸값에 미국 등 해외 벤처캐피털(VC)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길 원하는 반면, 기존 주주는 기업가치 8000억원을 인정받고 상장하자고 맞서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널코퍼레이션은 연내 기업가치 1조원에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주들과 논의 중이다.

채널코퍼레이션이 서비스하는 채널톡은 채팅 상담, 고객관계관리(CRM), 팀 메신저, 인공지능(AI) 기반 인터넷 전화, 화상 통화 기능 등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메신저다. 현재 전세계 22개국 16만개 기업에서 서비스 중이다. 전체 매출의 25%가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뉴욕에 지사를 설립해 북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채널코퍼레이션의 주주 리스트에는 다수의 VC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최대 VC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18.18%를, KB인베스트먼트가 15.26%를 보유 중이다. 그 외에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5.1%), 라구나인베스트먼트(4.02%), IMM인베스트먼트(2.2%) 등이 투자했으며 싱가포르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캐피탈, 일본 통신사 KDDI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는 동안 창업자인 최시원 대표의 지분은 22.54%로 줄어들었다. 공동 창업자인 김재홍 대표와 안나현 전 이사는 각각 9.78%, 3.19%를 보유 중이다.

이런 상황에 지분율이 높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추가 투자 유치 대신 상장을 제안하고 나섰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을 통해 지분 13.11%를,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을 통해 5.07%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은 결성된 지 6년이 지난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채널코퍼레이션이 지금 상장하면 기업가치 8000억원은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심 상장을 원하는 마음은 다른 VC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창업자 최시원 대표가 상장 대신 추가 투자 유치를 원하는 건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채널코퍼레이션의 매출액은 195억원으로, 전년(129억원) 대비 51%가량 늘었다.

기업가치도 급등했다. 2019년에는 18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021년 시리즈C 당시 2700억원으로 뛰었다. 작년 말 구주가 거래됐을 당시엔 약 39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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