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美 지원 공백’에 개별 안보협정 속도···라트비아와 9번째 협정 체결
미국의 지원 공백으로 무기 고갈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유럽 각국과 잇따라 개별적으로 안보 협정을 체결하며 무기 지원을 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라트비아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0.25%를 우크라이나에 군사비로 지원하는 내용의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라트비아는 이런 재정 지원에 더해 10년간 사이버 방어, 지뢰 제거, 무인 기술 분야를 지원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및 유럽연합(EU) 가입도 돕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발트해·흑해·아드리아해 인접국 협의체인 ‘3해 이니셔티브’(3SJ) 정상회의에 참석해 방공 시스템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올해 의장국인 리투아니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대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회의 의제에 올랐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전력망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서방의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국을 방어하기 위해선 총 26기의 시스템이 필요하며, 최소 7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이 지역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일”이라며 각국 지도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시스템을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옛 소련 시절 생산된 폴란드의 미사일 재고를 넘겨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따로 만나 우크라이나의 경제 재건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미국과 EU의 지원이 크게 줄자 각국과 개별적으로 안보 협정을 체결하며 무기와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월 영국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가 우크라이나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라트비아와 맺은 안보 협정은 9번째다.
1991년 소련에서 함께 독립한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왔다. 두 국가 모두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이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리투아니아는 연간 GDP의 1.54%를, 라트비아는 GDP의 1.15%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썼다. 이는 GDP 대비 지원 규모로는 각각 세계 4위와 5위에 해당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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