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야권' 탄생…민주당-조국혁신당 관계, 경쟁 혹은 반목?
두 정당 합쳐 180석…'김건희 특검법' 등 '반윤(反尹) 입법' 공조할 듯
대선 주자끼리 견제?…변수는 조국 '사법 리스크'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목표 의석수 10석 이상을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까지 합치면 170석이 넘는 의석을 거둬들였다. '공룡 야권' 탄생을 두고 정치권은 향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서로 어떤 정치적 구도로 움직일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두 정당이 '반윤석열 정권' 구도로 당장은 협력할 것으로 보면서도 조국혁신당 구성원들이 주로 '친문(문재인)' 인사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민주당과 각을 세울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지역구 254곳 중 161곳에 승리했고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투표 결과 26.69%를 얻어 14석을 확보했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신드롬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24.25%를 득표해 12석을 가져가게 돼 원내 3당을 차지할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은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하며 22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터'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명예회복'을 이유로 비례대표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조국 대표도 국회에 입성해 향후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민생의 고통을 덜고 국가적 위기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조 대표는 전날 출구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국민께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라며 입법 예고를 했다.
전문가들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협력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국회 입성 이후 두 정당이 선거에서 기치로 내걸었던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공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의석수를 합칠 경우 180석(재적 의원 중 5분의 3)이 넘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및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종결 등이 가능하다. 때문에 대여 투쟁 속도와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 정당이 협력하며 입법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까운 시일 내로는 조 대표가 예고했던 '한동훈 특검법', 이 대표가 예고했던 '이종섭 특검법' 등을 함께 밀어붙일 가능성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초반에는 (두 정당이) 협력과 긴장 관계를 이어갈 것이다. '반윤석열'로 두 당이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라며 "또 조국혁신당의 경우, (선명성이 강하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비판 관련) 입법 등으로 민주당을 압박하며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도 "두 당이 진보 진영으로 묶이지만, 다른 정당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에 대해 압박하는데 더 선명성을 보이는 것으로 경쟁할 것이다. (그러나) 서로 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다만 두 정당이 경쟁 구도 하에 서로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각각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이고, 이들의 지지층이 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겹치는 지지세를 자기 쪽으로 몰아오려면 서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조 대표를 포함해 조국혁신당의 인사 중 '친문' 계가 포진된 점도 갈등 요소로 꼽힌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친문계 인사들을 대거 낙천시킨 바 있다.
변수라면 조 대표의 '사법 리스크'다. 조 대표는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대법원판결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조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해 당의 동력을 크게 상실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정당이 정책적인 공조를 할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대표가 친문계를 얼마나 노력하면서 내쫓았는데, (친문계의) '거두(巨頭)'인 조 대표와 공조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다"라며 "'반윤석열'(관련 입법 활동 등)은 활발히 공조하겠지만 나머지는 안 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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