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0명 중 3명은 마약류 사용 경험…청소년은 2.6%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성인의 100명 중 3명이 마약류를 불법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92.7%는 한국의 마약류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마약류 인식 수준과 마약류 사용에 대한 동기·지식수준 등을 조사한 ‘2023년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를 12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근 젊은 층 중심으로 마약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국민들의 인식을 정확하게 파악, 차별화된 예방 교육·홍보, 효과적인 사회재활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 결과, 성인은 대마초(95%), 코카인(93.7%), 처방전이 필요한 마취제(90.5%) 순으로, 청소년은 코카인(90.2%), 대마초(90.2%), 마약성 진통제(83.5%) 순으로 인지도가 높았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마약류 물질로는 캐치논류(성인 5.8%, 청소년 9.6%), 케타민(성인 21.3%, 청소년 11.8%) 등이었다.
진정제, 대마초 등 13종의 각종 마약류 물질 중 하나라도 사용해 봤다고 응답한 성인은 3.1%였고, 청소년은 2.6%였다. 주변 사람들(가족, 지인, 또래친구) 중 대마초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성인은 4.7%, 청소년은 3.8%였고, 향정신성약물을 사용할 것 같다고 응답한 성인은 11.5%, 청소년은 16.1%였다.
성인은 86.3%, 청소년은 70.1%가 대한민국을 마약 청정국으로 보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성인 92.7%, 청소년 84.4%가 국내 마약류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성인 89.7%, 청소년 84%가 국내에서 직접 마약류를 구하고자 할 경우 인터넷 사이트·SNS·지인 소개 등의 경로를 통해 마약류를 구할 수 있다고 응답해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한국 마약류 문제의 심각성과 마약류 사용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사용 동기를 물어보는 설문에는 성인의 경우 대처동기 37.8점, 고양동기 31.3점, 사회동기 15.9점으로 나타났다. 대처동기는 정서적·신체적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마약류를 사용할 가능성, 고양동기는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 마약류를 사용할 가능성, 사회동기는 사회적 교류 활성화·집단에 수용되기 위해 마약류를 사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청소년의 경우 대처동기 31.9점, 고양동기 22.8점, 사회동기 12.0점으로 응답했다. 성인과 청소년 모두 마약류 사용은 우울·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마약류나 약물남용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성인은 63.5%, 청소년은 67.6%였고, 마약류가 유발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성인은 56.2%, 청소년은 57.8%로 나타났다. 성인 46.5%, 청소년 48.6%는 마약 용어의 상업적 사용이 마약에 대해 친숙한 느낌을 준다고 응답했다.
마약류 관련 지식 10문항에 대한 정답률은 성인 75%, 청소년 69.7%로, 평균 2~3개의 오답률을 보였다. ‘의사가 처방한 약은 법적으로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는다’에 성인 응답자 51.7%, 청소년 응답자 55.4%가 ‘맞다’ 또는 ‘모르겠다’고 답해 가장 높은 오답률을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대국민 마약류 경각심을 제고하고, 마약류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심각한 마약류 확산 및 인식에 대응해 올해 마약류 예방과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단속, 중독재활까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약류 중독자의 사회재활 지원을 위한 인프라 확대
‘24시 마약류 전화상담센터’를 본격 활용하고, 마약류 투약사범 중 기소유예자 대상으로 중독 수준을 평가해 맞춤형 치료·사회재활 프로그램을 부여하는 범부처 연계사업인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다. 교정시설 출소 전이나 보호관찰 종료 전 중독재활센터로 안내·유입해 재활 연계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예방·재활 교육, 상담, 심리검사, 프로그램 운영 등 종합적인 중독분야 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 양성 및 인력양성사업 관리체계 구축으로 중독분야 인력의 질적·양적 확대를 위해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인증제’(식약처장 인증)를 도입한다.
초·중·고등학생, 취약계층 청소년 및 군인 등 청년을 대상으로는 예방교육을 확대한다. 식약처는 올해 청소년 196만명, 군인 6만명 등 202만명을 대상으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 강사를 활용해 교육할 계획이다. 가상현실 기술(AR, VR 등)을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학교·군부대 등에 예방교육용 학습자·강사 맞춤형 표준교재를 제작해 보급한다.
상시 직업체험 공간을 운영해 직업놀이(마약류 감시원 등)를 통해 어린이·청소년에게 특화된 참여형 교육 홍보를 실시하고, 온 가족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마약퇴치 기원 걷기대회(10월) 등 행사도 개최한다.
TV 다큐멘터리나 뉴스 프로그램, 라디오, 신문지면 등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옴니버스 형식의 영상 제작, 숏폼 제작 등 홍보방식을 다양화해 마약류 홍보 효과도 제고한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과 불법 사용·유통을 사전에 예측하고 차단하기 위해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K-NASS)을 본격 구축할 예정이다. ▲의료용 마약류 취급 빅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 ▲데이터 정확성 확보를 위한 데이터 품질 관리체계 마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은 의사·약사 등 마약류 취급자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보고하는 마약류 취급정보와 각종 공공 정보를 연계해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을 보다 정확하게 탐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이 구축되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분석이 자동으로 이뤄져 신속한 마약류 오남용 의심 사례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다. 추출된 오남용 의심 사례 데이터를 토대로 관련 병·의원, 환자 등에 대한 행정조사에 사용하거나 의료현장에 적정 처방 유도 목적으로 제공하는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예방관리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우리 미래세대를 이끌어 갈 청소년, 청년과 국민이 모두 마약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안심할 때까지 마약류 예방, 홍보, 사회재활 등 관련 대책을 꼼꼼하고 차질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대상은 성인(만19~59세) 3000명과 청소년(만14~18세) 2000명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성인 ±1.79%, 청소년 ±2.1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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