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 인연’ 조국에 고마워한 박수현…“조국혁신당 돌풍, 민주 승리에 도움 돼”
문재인 정부 시절 靑 대변인과 민정수석이었던 박수현과 조국…제22대 국회서 재회
직전 두 차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거듭 당했던 패배를 되갚은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제22대 국회에서 한때 청와대 한솥밥을 먹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재회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민정수석으로 한 지붕 아래 있던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됐는데, 이번 총선에서의 야당 압승에 조국혁신당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취지로 박 당선인은 ‘감사의 뜻’까지도 표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11일 ‘YTN 뉴스특보-민심 2024’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의 당선에 우선 큰 의미를 뒀다. ‘민생 심판’ 여론이 강했고 쌀값 폭락 등에 대한 정부의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아 민심이 많이 분노했다면서다. 앞서 박 당선인은 유권자 총 17만4418명 중 12만5381명이 표를 던져 이 중 무효표(1765표)를 제외한 12만3616표 중 6만2635표를 얻으면서 득표율 50.66%로 정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친윤계 5선 중진인 정 의원은 총 5만9855표로 득표율 48.42%를 기록했다.
박 당선인에게는 이전 총선에서 두 번이나 자신을 눌렀던 정 의원을 상대로 한 승리여서 더 의미가 커 보인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46.43%로 정 의원의 48.65%에 밀렸고, 이보다 앞선 20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44.95%로 48.12%의 정 의원에게 패했었다. 박 당선인은 YTN 인터뷰에서 “민심이 이렇게 정말 준엄한 심판을 할 수 있구나(생각이 들었다)”라며 “민주당에 주신 의석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이제 거꾸로 민주당이 심판받을 수 있다는 민심의 크기를 정말로 무섭게 느낀 선거였다”고 돌아봤다.
대체로 보수 성향이 강하고 게다가 윤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불리한 요소에서도 승리를 거둔 박 당선인은 전체 총선에서의 야당 압승 배경에 조국혁신당의 돌풍 영향이 있었는지 질문이 들어오자 “아마 이번 선거에서는 분명하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이 창당될 때 민주당은 분명히 선을 긋는 입장이었지만,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 투표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는 도움이 됐다고 분명히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자들 중에서도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은 당원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박 당선인은 “확신해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앞으로 정국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완전히 협력적인 자세를 처음부터 100% 맞출 수는 없겠지만, 필요에 따라서 협력하는 모습으로 여당을 압박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선택적 협력 관계를 의회에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내다봤다.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과 민주당에 표를 던지자는 ‘몰빵론’과 다소 배치되는 것으로 들린 박 당선인의 조국혁신당에 대한 우호적인 분석은 조 대표와의 인연과 무관치 않다. 제19대 국회에서 공주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던 그를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불러들였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낸 조 대표도 비슷한 시기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두 사람은 한 지붕 생활을 했다.
이듬해 제7회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 대변인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는 TBS 라디오에서 겨울 양복을 사 입으라며 조 대표에게 금일봉을 받은 사연을 소개할 만큼 두 사람의 의리는 두터운 것으로 비친다. 상관인 민정수석이 불러 두려운 마음으로 간 자신에게 ‘상관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것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으니 걱정 말고 받으라’며 내민 금일봉에 왈칵 눈물이 났고, 서로의 손을 잡고 같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박 당선인은 TBS 라디오에서 전했었다.
박 당선인은 11일 주요 지역구 당선자 8명으로 같은 당 이재명 대표와 조 대표에 더해 자신을 함께 언급한 보수 언론의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제가 무려 이재명 대표님, 조국 대표님과 함께하는 영광을 누려도 되느냐”며 흐뭇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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