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비조’ 넘어 ‘지국비조’ 표심이 거대양당에 던진 메시지[핫이슈]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4. 4. 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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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완승을 거뒀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12석을 얻으며 창당한 지 한 달여 만에 제3당 자리에 올라섰다.

민주당 지지층 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서도 중도층 이탈이 발생하면서 '지민비조'를 넘어 '지국비조(지역구는 국민의힘, 비례는 조국혁신당)' 표심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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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김호영 기자]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완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석을 더해 175석을 얻었다. 민주당 못지않은 이번 총선의 또 다른 승자는 조국혁신당이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12석을 얻으며 창당한 지 한 달여 만에 제3당 자리에 올라섰다.

‘정권 심판’과 ‘검찰 개혁’이라는 선명한 목표를 내세운 조국혁신당은 강성 진보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출범했지만, 범야권 중도 표심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공천파동과 이재명 대표 사당화 논란을 빚은 민주당에 염증을 느낀 지지자들이 지역구와 비례정당 교차 선택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지민비조’가 뚜렷하게 드러난 곳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이다. 광주·전남에서는 지역구 18곳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됐다. 득표율이 90%를 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높았다. 광주에서 조국혁신당은 47.72%의 지지율을 얻어 더불어민주연합(36.26%)을 앞섰고, 전남에서도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43.97%로 더불어민주연합 39.88%보다 높았다. 지역구 후보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 상당수가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한 셈이다.

민주당 지지층 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서도 중도층 이탈이 발생하면서 ‘지민비조’를 넘어 ‘지국비조(지역구는 국민의힘, 비례는 조국혁신당)’ 표심까지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소통방식과 구태의연한 여당에 실망한 중도보수층 이 지역구는 어쩔 수 없이 국민의힘을 찍더라도 비례대표까지 몰아주지는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보수세가 짙은 서울 강남·서초에서 조국혁신당은 20% 안팎을 득표했고 대구·경북에서도 10%가 넘는 표를 얻었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나경원 당선인은 유세 기간 “맘카페라든지 이런 데서 지역구는 국민의힘을 뽑고,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자는 지국비조라는 말이 유행어”라며 이재명 체제에 비판적인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민비조’와 ‘지국비조’를 선택한 유권자들도 사법리스크라는 조국혁신당의 태생적인 한계를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이 투표로 말하고자 한 것은 분명하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국정운영을 고집해서는 안 되며, 협치를 위해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총선 승리를 민주당을 향한 절대적 지지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정권심판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야권을 지지했지만, 민주당에 대한 반발·견제 심리도 만만치 않음이 ‘지민비조’로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민심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사실도 조국혁신당 돌풍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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