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결 교대 정원 내년부터 12% 줄인다
졸업생 절반 이상이 실업자···임용 적체 해소 필요성
입학 정원>채용 규모···임용 대란 지속 전망
"디지털 교육 등 고려하면 더 늘려야"지적도
정부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5학년도 입시부터 교육대학 등 초등교원 양성 기관 정원을 12% 줄인다.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초등교사 신규 채용 규모는 절반 이상 줄었지만 입학 정원은 2012년 이후 사실상 그대로라 ‘임용 적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입학 정원이 채용 규모보다 여전히 많은 만큼 추가 감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과밀학급 등 교육계 현안 해결을 위해 오히려 교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제주대 교육대학 등 12개 초등교원 양성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2% 감축하는 내용의 ‘2024년 교육대학 정원 정기승인 계획(안)’을 발표했다.
현재 초등교원 양성 기관의 입학 정원은 13개 대학, 3847명인데 이 가운데 사립대인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정원 39명)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에만 이번 감축안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초등교원 양성 기관 정원은 3390명으로 457명 줄어든다.
초등교원 양성 기관 정원은 2012학년도 3848명에서 2016학년도 3847명으로 단 한 명 줄어든 뒤 2024학년도까지 사실상 12년간 동결됐다. 반면 저출생으로 인한 교사 수요 감소로 신규 채용 규모는 2014년 대비 50% 이상 줄어들었다.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초등교원 임용 합격률은 2018년 63.9%에서 올해 43.6%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교육계 안팎에서 잇따랐다. 당사자인 교대생들 역시 입학 정원 감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11개 교대 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교대생 29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대 정원 관련 설문 조사 결과 85.9%가 정원 감축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2022년 기준 교대 신입생 중도 이탈률(8.5%)을 고려하면 이번 감축으로 목표치(20% 감축)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감축에도 초등교원 양성 기관 정원이 신규 채용 규모보다 많을 것으로 보여 임용 대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에 따르면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는 2026~2027년 연 2600~2900명 내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운영 현황,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 학생 입학 상황을 꾸준히 고려하면서 (정원 규모를) 조정할 여지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 정원 감축으로 교대의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교육부는 2024년도 ‘국립대학 육성 사업’ 인센티브 평가 때 입학 정원 감축 노력을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감축된 학부 입학 정원을 교육대학원 정원을 증원하거나 신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대학원의 운영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원자격증이 없는 경우에도 학칙에 따라 교육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입학 자격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교대가 디지털 역량 강화와 같은 미래 교육으로 더욱 발전해갈 수 있도록 ‘교원 양성 과정 개선 대학 지원 사업’에 올해 49억 원을 투입한다.
교육청과 연계해 현직 교사들의 연수 기관으로서 교대가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교사 재교육 사업도 추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대가 우수한 예비 교원을 양성하고 나아가 현직 교사 재교육 기관으로서 기능을 더욱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단체는 교대 정원 감축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많고 기초학력 보장, 디지털 교육 등 정책적 수요까지 고려하면 교원 확충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학생 수 감소로 교대 정원을 감축하고 임용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기계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은 필요하지만 교대 정원을 무작정 감축하면 교육의 공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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