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고물가… 한은 금통위, 오늘 10연속 금리 동결 유력

박슬기 기자 2024. 4. 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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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열리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10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어지는 데다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3%대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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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12일 열리는 가운데 10차례 연속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은 지난 2월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열리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10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어지는 데다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안정 목표치(2%)를 웃도는 3%대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면 지난해 2월 이후 10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8%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이유는 물가 상승률이 농산물과 유가를 중심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지속,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1.7%로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으로 90달러대를 지속하는 브렌트유는 조만간 100달러 선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 호조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연준은 최근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1.4%)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경기 부흥을 위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은 여전하다. 미국의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올랐다. 이는 6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서 금리를 내렸다간 한·미 금리 역전차는 현재 2.00%포인트에서 2.25%포인트로 확대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준의 6월 동결 가능성은 80%대로 올랐다.

가계대출이 계속 늘고 있는 점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600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6000억원 감소했지만 디딤돌, 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자체 재원으로 공급되면서 통계에서 빠진 '착시효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정책 대출이 매월 한 3조원대 수준 정도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를 포함하면 3월 중 가계대출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데에는 경기 부진 우려 때문이다.

금리와 고물가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민간소비 위축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내려 잡았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 한은은 금융 불안정도 감안해야 한다. 금리를 섣불리 높였다가는 부동산 시장 폭락 등 금융 불안이 커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끌어올리고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PF, 가계부채 부실 문제 등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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