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만의 거장 궈창성 음악소설 '피아노 조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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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선 옮김.
"어떤 사람은 악기에서 찾고 어떤 사람은 노래에서 찾아. 더 운이 좋은 사람은 망망한 세상 속에서 그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명을 깨우는 모종의 진동을 찾아낼 수 있지."
'피아노 조율사'는 타이완(대만)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궈창성의 소설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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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피아노 조율사 = 궈창성 지음. 문현선 옮김.
"어떤 사람은 악기에서 찾고 어떤 사람은 노래에서 찾아. 더 운이 좋은 사람은 망망한 세상 속에서 그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공명을 깨우는 모종의 진동을 찾아낼 수 있지."
피아니스트는 소년에게 모든 사람이 공명의 방정식을 갖고 태어나며 그 진동은 신뢰 또는 사랑이라고 알려준다. 이 소년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만 가정환경의 어려움으로 피아노를 제대로 배울 여력이 없다. 그는 커서 피아니스트가 되는 대신, 피아노와 항상 함께 하는 조율사가 되고, 어느 날 텅 빈 학원에서 홀로 피아노를 치다가 육십 대의 사업가 린쌍을 만난다. 그리고 둘은 함께 피아노를 찾는 여정에 오른다.
'피아노 조율사'는 타이완(대만)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궈창성의 소설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다. 1990년대 말을 배경으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출신 계급의 한계, 정체성에 대한 혼란 등을 겪으며 예술의 극치인 무아(無我)를 추구하는 과정을 담아낸 예술가 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작가는 2020 타이완문학금전상, 2021 연합보문학상 대상 등 타이완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다.
제목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시종일관 아름다운 선율이 섬세한 문장과 어우러러져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음악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내면의 고독, 상실의 깊고도 절제된 감정들이 쇼팽,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글렌 굴드 등 명 연주자·작곡가들이 이야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민음사. 220쪽.
▲ 부영사 =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최윤 옮김.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의 소설이다. 가난과 질병으로 가득한 1930년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배경으로 걸인 소녀, 프랑스 대사관의 부영사, 프랑스 대사 부인 세 인물을 중심으로 모호하고도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작품 속 인물 그 누구의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는 동일한 문장들이 끊기거나 조각나 반복되는가 하면, 질문은 던져져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침묵, 짧은 문장, 띄엄띄엄 이어지는 느린 리듬의 언어 등 뒤라스의 글쓰기 스타일의 후기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뒤라스가 직접 감독하고 1975년 칸 영화제 예술·비평 부문에서 수상한 영화 '인디아 송'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소설가 최윤은 이 소설이 "모든 존재적 고통이 문학적으로 승화되어 뒤라스만이 쓸 수 있는 고유한 작품이 되었다"면서 "아마도 그가 쓴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불문학자이기도 한 역자가 1985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작품으로, 변화한 시대에 맞게 번역을 전면 수정한 개정판으로 다시 내놨다.
문학과지성사. 26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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