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티끌' 공모주 모아 '태산' 쌓으려면
기업분석 가장 중요…원칙 세워 청약해야
분석 시간 부족하다면…펀드 투자도 방법
올해도 신규 상장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12곳 중 10곳의 청약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부터 상장당일 가격제한폭이 공모가 대비 60~400%로 대폭 커지면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이란 용어까지 등장하자 투자자의 관심이 더 쏠리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 흐름에 흔들리지 말고 철저한 분석을 통한 공모주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정호 월넛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공모주 투자의 수익 원리는 한마디로 '티끌모아 태산'으로 조금씩 쌓아 올린 탑이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다"며 "일확천금의 대박을 노리는 투자가 아니므로 매 투자 순간 기업에 대해 충분히 분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넛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등록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공모주펀드, 부동산 선순위 담보대출펀드, 메자닌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다. 김정호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은 자본시장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은 기업금융(IB) 전문가다.
그는 공모주에 투자할 때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가지 말고 증권신고서를 확인하면서 기업을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해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대표는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는 잘 사고 잘 파는 것이 중요한데 공모주는 잘 사는 타이밍이 없고 모두가 같은 출발선(공모가)에서 시작한다"며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와 비교해 공모가격이 적절하게 정해졌는지 꼭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모주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부지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방대한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자세히 검증하고, IPO 진행 단계별로 내용이 바뀔 수도 있으므로 계속해서 확인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만약 증권신고서를 모두 확인하기 힘들다면 증권신고서에 적힌 투자위험요소 중 중요 항목을 요약한 부분인 '핵심투자위험'은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희망공모가격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확인해서 제시된 가격과 증권신고서에서 설명하는 근거가 합당한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격이 정해진 다음에는 공모가격이 희망공모가격 범위 중 어느 위치에서 정해졌는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월넛운용은 자체적으로 만든 기업분석 모델을 활용해서 기업가치를 분석하고 측정한 기업가치보다 공모가가 저평가됐을 때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한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이라도 기업분석 모델로 측정한 가치보다 공모가가 고평가됐다고 분석하면 참여하지 않기도 했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해당 종목은 공모가보다 주가가 더 오르긴 했지만 이처럼 원칙에 입각한 투자를 지속해야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4월 3일 설정한 공모주펀드는 1년간 총 21.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상장기업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자금이 공모주펀드에 들어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산운용사 등 전문투자자들은 증권신고서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공모기업의 가치를 분석하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지만, 개인은 정확한 분석을 하다가는 일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IPO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73건, 2020년 70건, 2021년 89건, 2022년 70건, 2023년 82건이 이뤄졌다. IPO 기업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에서 숙련된 투자자가 아니라면 모든 공모주를 꼼꼼하게 분석해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렵다.
특히 전문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기관에 비해 개인은 시간이 부족하고 청약으로 확보하는 주식도 적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받는 보상이 크지 않은 것이다. 특히 최근 진행한 IPO 대부분은 1000대 1이 넘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균등 배정으로는 1주도 못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정호 대표는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가 개인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투자 때문에 업무나 일상이 흔들린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 당신의 돈과 일상을 다 지킬 수 있는 투자는 펀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투자도 중요하지만 펀드에 투자해 일상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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