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자주포 이어 전차 살펴보는 루마니아…K-무기 '나토 벨트' 뜬다

루마니아, 다음 달 K2 전차 실사격 시험…300대 규모 도입사업 공고 전망
러-우 전쟁에 폴란드 이어 루마니아도 국방비 증강…한국산 무기 도입 가능성 높아져

1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프레스 데이에 K2 전차가 진열돼 있다. 2023.10.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루마니아가 최종 계약을 남겨두고 있는 K9 자주포뿐 아니라 K2 전차와 레드백 장갑차 구매도 검토하고 있어 제2의 폴란드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폴란드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위기감이 대규모 무기 구매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신형 전차 도입사업을 앞두고 다음 달 현대로템(064350)이 생산하는 K2 전차에 대해 실사격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은 K2 전차 성능을 확인하는 최종 단계로, 시험이 끝난 뒤 도입 물량과 시기 등을 구체화한 후 입찰이 공고될 전망이다.

루마니아의 전차 구매 물량은 약 300대 규모로 추정된다. '디펜스 루마니아'에 따르면 루마니아 육군 조달 담당관 테오도르 인시카슈 소장은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열린 '2023 한-루마니아 방산협력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새로운 전차를 약 300대 구매하고 싶지만, 구매 시점은 육군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마니아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M1A2 에이브람스 전차 54대와 16대의 구난전차(ARV)를 구매하는 25억3000만 달러(약 3조44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루마니아군은 현재 운용 중인 노후 전차 TR-85M1 400여대 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후 전차를 모두 에이브람스 전차로 대체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준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빠른 납기 등 장점을 갖춘 K2 전차를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폴란드가 지난 2022년 K2 전차를 비롯해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한국산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기본 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동쪽 국경을 우크라이나와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안을 느끼고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했고, 그에 따른 전력 공백 해소와 방위력 향상의 긴급한 수요가 있었다.

역시 북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루마니아는 대대적인 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45% 증액한 208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로 편성했다. 국방 예산 상당 부분은 보병전투장갑차(IFV)와 자주포 구매에 들어간다.

자주포 도입 사업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K9 자주포가 최종 후보 기종으로 선정돼 계약이 막바지 단계다. 도입 물량은 54문, 약 1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IFV 도입 사업은 아직 입찰이 공고되지 않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이 독일 링스, 스웨덴의 CV90 등과 함께 거론된다.

루마니아가 지난해 3월 폴란드와 방산 분야 공동기술위원회를 설립하고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이다. 폴란드군이 이미 상당한 한국 무기를 운용하고 있어 루마니아가 폴란드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로 대규모 무기를 수출하게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나토 벨트'를 구축, 추가 수출까지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