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푸르렀다" [역사&오늘]

4월 12일,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에 성공한 가가린

1964년 스웨덴 말뫼를 방문한 유리 가가린(출처: Arkiv: Sydsvenskan, 흑백사진(1964),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61년 4월 12일,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해 인류 최초로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이는 냉전 시대 우주 경쟁에서 소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이념과 체제를 초월해 전 세계인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가가린은 1934년 소련 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오렌부르크의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활동했다. 1960년 소련의 우주비행사 모집에 즉시 지원했다. 그는 왜소한 체구, 탁월한 조종술, 뛰어난 인품,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민 노동자라는 출신 성분으로 상부의 눈에 들어 우주선 조종사로 최종 선발됐다.

'보스토크 1호'는 당시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였지만, 오늘날 기준에선 매우 위험한 우주선이었다. 자동 제어 시스템이 미흡해 수동으로 조종해야 했으며, 탈출 캡슐도 없었다. 지구 귀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컸다.

하지만 가가린은 모든 악조건에도 인류 최초의 모험을 감행했다. 보스토크 1호는 지구 궤도를 108분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지구는 푸르다"고 감탄했다. 이 말은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으며, 우주에서 본 지구는 이념도 체제도 따로 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 됐다.

가가린은 전 세계의 영웅이 되어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그는 세계적인 인사가 되어 가는 곳마다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군대 내에서도 승승장구해 대령까지 진급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968년 3월 27일 탑승 중이던 제트 훈련기 추락으로 인해 34세에 사망했다.

가가린의 우주여행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으로 기록됐고, 냉전 시대 우주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4월 12일은 러시아에서 '가가린 우주 비행 기념일'로 지정돼 있다. 2011년 UN 총회는 이날을 '국제 유인 우주 비행의 날'로 선포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