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도 전도합니다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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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선 '팔리는 책을 만들자'는 궁리가 심화되는 모양입니다.
시장 원리에 따르자면, "'이런 책을 읽고 싶다'는 독자의 수요가 먼저 존재하고 그에 맞춘 상품이 공급"되어야 하겠죠.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유유)에서 그는 "책이 먼저 쓰이고 그 책을 읽은 독자가 "이런 책을 읽고 싶었던 거야!"라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진짜 순서가 아닐까"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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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출판계에선 ‘팔리는 책을 만들자’는 궁리가 심화되는 모양입니다. 시장 원리에 따르자면, “‘이런 책을 읽고 싶다’는 독자의 수요가 먼저 존재하고 그에 맞춘 상품이 공급”되어야 하겠죠. 하지만 ‘거리의 사상가’라 불리는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다쓰루(74)는 “그런 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유유)에서 그는 “책이 먼저 쓰이고 그 책을 읽은 독자가 “이런 책을 읽고 싶었던 거야!”라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진짜 순서가 아닐까” 지적합니다.
제가 격하게 공감했던 것은 “책은 지금 여기에 없는 필요를 위해 존재한다”는 대목입니다. 일반적인 상품이라면, 책은 그저 그 책이 담고 있는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팔리면 그만일 것입니다. 그러나 책은 우리를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 데려갑니다. ‘지금, 여기’가 아닌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그 예측 불가능함이야말로 책의 본질일 것입니다. 지은이 의 말처럼 , “책의 본질은 ‘언젠가 읽어야 한다는 관념 ’ 위에 서 있습니다 . 출판 문화와 출판 비즈니스는 이 ‘허 ’ (虛)의 수요를 기초로 존립합니다.”
책이 상품이 아니고 독자가 소비자가 아니라면, 출판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궁리해야 할까요. 지은이는 소비자가 아닌 독자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전도’를 해보라고 말합니다. 지나가는 사람의 소매를 붙잡고 “잠시만요, 지금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보지 않겠어요” 설득해보라는 겁니다. 그런 전도 활동에 힘입어 ‘지금 여기’가 아닌 곳으로 떠날 의지를 가진 독자들이 늘어난다면, 책의 빛은 앞으로 오래도록 저물지 않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최원형 책지성팀장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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