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좌파라면, 이성과 계몽주의를 붙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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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는 좌파가 아니다 수전 니먼 지음, 홍기빈 옮김 l 생각의힘 l 1만9000원 최근 영국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이 '논란'이 됐다.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가 던지는 질문의 하나는 이렇게 요약된다.
제목의 '워크'(Woke)는 일명 '깨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좌파는 본래의 '이성'과 '계몽주의'를 어느 순간부턴가 잊었고 그 사이에서 "우파적일 수밖에 없는 이데올로기"에 물든 '워크'가 힘을 얻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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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는 좌파가 아니다
수전 니먼 지음, 홍기빈 옮김 l 생각의힘 l 1만9000원
최근 영국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캐스팅이 ‘논란’이 됐다. 여자 주인공인 줄리엣으로 흑인이 캐스팅됐다는 이유에서다. ‘흑인 인어공주’에 이어 잊을 만하면 나오는 ‘피시’(PC·정치적 올바름) 논쟁의 하나다.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가 던지는 질문의 하나는 이렇게 요약된다. “당신은 당신에게 일어난 가장 끔찍한 일로 규정되는 존재가 되고 싶은가?” 이 물음은 당사자성과 정체성을 주요 열쇳말로 전개되어 온 최근 진보 운동의 주류를 직격한다. 제목의 ‘워크’(Woke)는 일명 ‘깨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의 용례처럼 미국 등 서구에서도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 이슈에 과잉 반응하는 이들을 비꼬는 의미”로 쓰인다. 좌파는 본래의 ‘이성’과 ‘계몽주의’를 어느 순간부턴가 잊었고 그 사이에서 “우파적일 수밖에 없는 이데올로기”에 물든 ‘워크’가 힘을 얻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특히나 미시 권력을 설파했던 미셸 푸코가 주요 타깃이다.
워크를 만든 시기는 1991년과 2016년. 각각 소비에트연방의 붕괴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있던 때다. 저자는 “(1991년 이후로)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소비하느라 바빠졌고,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들은 작은 목표에 만족하게 됐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트럼프의 당선으로) 낙담한 오바마 시절의 아이들이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워크 운동을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비판하는 대상만큼이나 잊지 말아야 할 점도 명확하게 짚는다. 바로 “모든 것에 끝없이 의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 나치의 탄생을 가능케 한 당시 좌파 정당들의 분열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금 그러한 실수를 다시 반복할 여유가 없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 깊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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