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총선 후폭풍 본격화…각 당 당권 싸움 '초읽기'
국힘, 충격도 가시기 전 '계파간 당권 경쟁' 발발 초읽기
새미래, '당선 1'…내상 깊은 이낙연, 회복 시간 걸릴 듯
조국당·개혁신당, 총선 선전에 당권도 안정…여유 만만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정권 심판론'에 힘입어 300석 중 192석을 확보하면서 각 정당 대표들의 당내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선 도전'이라는 명분을 잡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로 리더십 공백이 생긴 국민의힘은 당권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1일 이번 총선 성적표를 받은 여야의 행보는 엇갈렸다. 범야권 중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은 목표치에 근접한 결과를 받아 들자 상기된 분위기지만, 지난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과반 의석을 뺏긴 국민의힘과 1석을 얻은 새로운미래는 침울한 상황이다.
◇ '재선' 명분 얻은 이재명…공천학살에 '경쟁자' 전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175석을 얻으면서 21대 국회(180석)에 버금갈 정도로 막강한 '입법 권력'을 얻게 됐다. '개헌·탄핵저지선'으로 불리는 의석수 200석 이상은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뚫고 전국 유세를 주도한 만큼 사실상 '이재명 효과'가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비명'(비이재명)계 학살로 불린 민주당의 공천에 따라, 기존 '친명'(친이재명)계는 물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변호한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전원(이건태 경기 부천병·김기표 경기 부천을·김동아 서울 서대문갑·박균택 광주 광산갑·양부남 광주 서구을 후보)이 당선증을 받아 들면서 이재명 체제는 강화됐다. 즉, 성과와 세력이 모두 갖춰진 이 대표 입장에선,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재선을 노리기 충분한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기존 경쟁상대로 꼽힌 비명계 인사들의 현재 처지도 이 대표에겐 호재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당권 도전이 전망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컷오프(공천 배제)에 원내 입성이 좌절되면서 세력화도 쉽지 않은 상태다. '선당후사' 자세로 중구·성동갑 전현희 후보뿐만 아니라, '낙동강벨트'에서 상주하며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계파 갈등에 멀어진 당심 잡기에 집중했지만 사실상 당을 장악한 친명계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미래로 옮긴 홍영표 의원, 컷오프된 전해철·박용진 의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의 재선 도전 여부를 두고 당내에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대선을 향해 가야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당대표 보다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일부에선 이 대표가 재선 도전을 노린다는 전망부터 우원식·정청래 의원 등 '친명계' 인사의 등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멀리보는 '조국·이준석'…불똥 떨어진 '국민의힘·새미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와 달리,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인다. 두 정당은 당헌·당규상 당대표 임기가 2년인 것은 물론, 후발주자인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 신당 중 12석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원내 3당 자리에, 개혁신당은 당초 5석을 전망한 것과 달리 3석에 그쳤지만 '역전 드라마'를 보여준 이준석 대표가 화성을에서 당선되면서 체면을 세웠다. 무엇보다 두 정당은 현재로선 민주당과 국민의힘과의 합당엔 선을 긋고, 소속 정당의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체제 강화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다. 새미래의 경우, 당초 '진짜 민주당'을 표방하며 민주당과 각을 세웠지만, 민주당의 공천 취소로 세종갑에서 '어부지리'로 당선된 김종민 후보를 제외하면 사실상 원내 진입은 불가능했다. 광주 광산을에서 13.84%를 얻은 이낙연 대표는 사퇴 의사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탓에 영향력을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로 지도부 공백이 발생한 국민의힘은 위기의 당을 구원할 투수가 절실하다. 하지만 시급한 당 재건 문제보다 계파 간 당권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총선 패배로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22대 국회에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생환하면서 자칫 비윤계 입장에선 당권을 뺏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당내에선 과거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압박에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등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당대표 출마를 고려했지만,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반응과 당내 '연판장 사태'에 밀려 포기했다. 안 의원도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압박에 결국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대표적인 비윤계 인사이자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구원 투수'로 조명된 유승민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대권 잠룡으로도 꼽히는 만큼, 차기 대선을 위한 세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선 당대표직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친윤계 후보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실 앞마당인 용산을 사수한 권영세 의원을 비롯해 '윤핵관'으로 평가되는 권성동·이철규 의원 등 인사가 거론된다. 원외로 시선을 돌리면 이재명 대표와 맞붙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험지 출마' 공로를 인정받은 만큼, 당대표 출마시 당내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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