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움직일 변수는 '이것'…상급지 아파트 쏠림 더 심해진다"

이민하 기자, 김효정 기자 2024. 4.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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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시장과 총선 결과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미뤄져 왔던 법 개정들이 처리되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 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상급지·아파트 쏠림현상 커질 것PF 부실 '옥석 가리기' 본격화 건설경기 '부정적'━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은 크게 상급지 아파트 쏠림현상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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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관망세 속 선호입지·아파트 쏠림현상 심화 전망…금리인하 최대 변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아파트 시장의 상위 20%, 하위 20% 간 가격 격차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집값 양극화 지표인 '5분위 배율'은 지난 3월 '4.958배'를 기록했다. 배율이 높을수록 양극화 정도가 심함을 뜻하며,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월 4.638배를 기록한 후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사진은 이날 오전 남산타워에서 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4.3/뉴스1 Copyright (C) 뉴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경기와 달리 건설업계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로 '옥석 가리기'(구조조정)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 1석, 개혁신당 1석, 진보당 1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은 확보했으나 범야권에 과반을 내주며 참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를 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시장과 총선 결과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미뤄져 왔던 법 개정들이 처리되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 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가 부동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보다 적어졌다"며 "물론 표심을 잡기 위해 개발 공약이 나와 지역에선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이런 공약은 국지적인 영향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많은 대책이 나와 시장이 선반영된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에 총선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 흐름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보다) 금리나 수요자들의 움직임, 거시경제 동향 등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상급지·아파트 쏠림현상 커질 것…PF 부실 '옥석 가리기' 본격화 건설경기 '부정적'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은 크게 상급지 아파트 쏠림현상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금리 변수에 따라 보합이나 일시 상승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심지와 수요·선호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이미 전전정부 때 수준으로, 아무리 연식 있어도 아파트를 사지 빌라는 안 산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현재 워낙 입주 물량이 부족하고 전셋값은 상승하는 가운데 아파트 선호 현상은 뚜렷해지는 국면"이라며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가격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하반기 만약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시장도 반등할 수는 있는데, 거래까지 받쳐주는 대세 상승보다는 조금 더 매수 대기자들이 나오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그마저도 하반기 금리인하 안 되면 불가능할 걸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 현재 보합권 시장 상황을 의도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소장은 "현재 시장이 급등락을 벗어나 보합 안정세를 나타내는데 (정치권이) 굳이 나서서 이 흐름을 깰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2010년 같은 분위기라면 규제를 한다든지, 깬다든지 할 텐데 현재는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와 별개로 건설 경기에는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PF 부실 문제 등 업계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어서다. 박 위원은 "집을 짓다가 중단되는 건설 경기와 다 지어놓은 부동산 경기를 구분해야 한다"며 "총선 이전에 미뤄뒀던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하면 한계 기업이나 시행사들이 부도가 나는 등 건설경기 전반이 냉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F 부실 문제 등 건설경기의 위축이 전체 부동산경기 급랭으로 이어지려면 경제 위기나 금리 급등, 대기업 부도까지 발생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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