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의식을 개인적 정서로 옮긴 곽효환… 영랑시문학상에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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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와 전남 강진군이 공동 주최하는 제21회 영랑시문학상 수상작으로 곽효환 시인(57)의 시집 '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2023년·문학과지성사·사진)이 선정됐다.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종해, 나희덕, 이현승 시인은 최종 후보작 5개 중 곽 시인의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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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강진아트홀서 시상식
수상작은 ‘북방의 시인’이라 불리는 곽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연해주에 영구 정착한 최운보, 시베리아에서 활동했던 항일운동가 김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등 역사 속에 묻힌 인물들을 불러낸다. “나는 조선에서 건너온 첫 번째 아라사 먹킹이요”(시 ‘지신허 마을에서 최운보를 만나다’ 중), “연해주와 시베리아 대륙 마을마다/억압받는 이들을 위한/자유의 씨앗을 뿌리고”(시 ‘김알렉산드라 소전’ 중)처럼 북방에서 살아간 이들을 주목한다.
수상작엔 “어쩌면 끝내 오지 않을/너를 기다리는/산사에 봄눈 분분히 흩날린다”(시 ‘미륵을 기다리며’ 중)처럼 보편적 감정을 울리는 서정시도 담겼다. 시인은 우리의 터전을 이루어온 대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주어진 삶과 사랑하는 타인을 지키기 위해 고통의 순간을 소리 없는 눈물로 버텨내는 이들을 들여다본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곽 시인은 북방의 삶에 대한 내밀함을 유지하면서 역사의식을 개인적인 정서로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갔다”며 “시집에서 완벽하게 구사된 북방의 언어가 그 생생함으로 증언력을 높인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또 “시집에 넓게 담긴 사회적 서사와 개인적 서정의 스펙트럼은 영랑의 시가 사회·역사의 영역으로 나아갔던 것과 같다”며 “수상작은 영랑의 시 정신에 부합할 뿐 아니라 창조적으로 계승했다”고 했다.
곽 시인은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6년 시 ‘벽화 속의 고양이3’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애지문학상, 유심작품상, 편운문학상,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인디오 여인’, ‘지도에 없는 집’, ‘슬픔의 뼈대’, ‘너는’을 펴냈다. 문학이론서 ‘한국 근대시의 북방의식’, 시 해설서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를 썼다.
시상식은 19일 오후 4시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에서 열린다. 상금은 3000만 원.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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