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美의회서 34분 연설 “국제 사회 지탱해온 美 피로...日이 함께 하겠다”
“우크라, 동아시아의 내일 될 수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1일 미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에 나섰다.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면서 입장한 기시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인사를 나눈 뒤 34분간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세상은 미국이 국가 간의 문제와 관련해 계속해서 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그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일본이 적극 돕겠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여러 세대 동안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온 국제 질서가 우리와 가치와 원칙이 매우 다른 이들로부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현재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는 위협의 사례로 “중국의 현 대외 입장과 군사 행동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크고 전례가 없는 전략적 도전을 제기한다”며 “중국의 그런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규범에 기반한 평화롭고 개방된 국제질서와 평화를 지탱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위협이고 납북자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수출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더 큰 고통을 받게 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동아시아의 내일이 될 수 있다. 일본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리더십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희망이 사라지기 전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기시다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에 미국인들이 국제사회에 관여하는 데 ‘회의감(self-doubt)’을 가지고 있음을 감지했다”고 했다. 기시다는 “국제질서를 거의 혼자서 지탱해온 미국의 외로움과 ‘피로’ ‘무거운 부담’이 있다”며 “본인들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하겠다.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고 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우주선에 일본이 미국의 동승자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영어와 일본어로 “일본은 가장 가까운 친구, 도모다치(友達·친구)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도 했다.
기시다는 “난 일본의 변치 않는 동맹과 지속되는 우정을 약속한다. 우리는 오늘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이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미국의 리더십을 믿으며 미국 경제를 믿는다”며 “일본은 미국에 대한 해외 직접 투자 1위 국가”라고 했다.
그는 연설 초반 초등학교 시절인 1963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도착해 뉴욕시에서 생활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학교 친구들이 친절하게 도움을 줘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며 “특히 그때 즐겨봤던 (만화 영화) 플린스톤은 아직도 그립다”고 했다. 기시다는 이날 연설 초반 국내 지지율이 낮은 상황을 의식한 듯 “일본 국회에서는 이렇게 친절한 박수를 못 받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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